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용규(28)와 원소속 팀인 KIA 타이거즈와의 우선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용규는 15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KIA에서 다가오는 것도 느끼지 못했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협상을 위해 광주로 내려갈 생각이 전혀 없다.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협상 기간은 내일(16일)까지인데 오늘 저녁에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통보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연봉계약도 아닌 FA계약을 하루 만에 조율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KIA와 이용규는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협상기간이 시작된 10일부터 모두 3차례 만났다. 마지막 만남은 13일이었다.
이용규는 "KIA에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계속 미루기만 할 뿐 답이 없었다"며 "15일 저녁에 말해준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협상 기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하기 위해)광주로 내려갈 생각이 전혀 없다. 전화통화 정도만 할 것"이라며 "다시 KIA와 협상할 기회가 와도 안 갈 것 같다. 마음의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용규는 현재 어깨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있다.
반면 KIA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KIA 오현표 운영팀장은 "이용규가 원하는 조건을 대략적으로 알기 때문에 15일에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자고 약속해놓은 상태다"며 "(이용규가)무엇에 마음이 상했는지 모르겠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시액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와 이용규는 서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용규가 협상을 하면서 뉘앙스를 줬고 우리도 원하는 수준에 맞춰 준다고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단 이용규의 진료가 끝난 뒤 전화로 추후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마지막까지 구단으로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LG 트윈스를 통해 프로무대를 밟은 이용규는 2005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올해까지 9시즌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16홈런 300타점 245도루 타율 0.295를 기록 중이다.
2009년에는 KIA 우승멤버로 활약했고 베이징올림픽 등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한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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