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NPB)가 최근 합의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도입이 또다시 난항에 부딪혔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야만 미국 진출이 가능한 다나카 마사히로(25)도 입장이 다소 난처해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15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MLB 사무국의 롭 맨프레드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는 "일본에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을 제안할 때 시기적절하게 (우리에게)답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주 회의에서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에 대해 논의했는데 구단주들이 NPB 측과 다시 논의하기를 바랐다"며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일본 측에서 답을 주지 않았다. 일본과 다시 한 번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MLB 사무국과 NPB는 일찌감치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에 합의, 일본시리즈가 끝나면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선수회(선수회)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발표가 미뤄졌다. 선수회는 새로운 포스팅시스템 제도가 선수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없다면서 이의를 제기했다. MLB 1개 구단과 협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주장이었다.
당초 새 포스팅시스템 도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선수회가 노선을 바꿔 새 포스팅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선수회가 전날 2년 한시 조건으로 수락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새로운 포스팅시스템 협정이 체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MLB 측에서 재고하겠다고 나서면서 새 포스팅시스템 도입이 늦춰지게 됐다.
MLB.com은 "MLB 사무국이 새로운 포스팅시스템 제도를 NPB에 제안한 뒤 몇 주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주들 사이에서는 포스팅시스템을 아예 없애자는 정서가 자라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포스팅시스템은 가장 많은 입찰액을 제시한 구단에 단독 협상권이 주어졌다. 계약이 불발되면 일본 선수는 1년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없었다. 계약이 성사되면 입찰액은 선수의 원소속 구단으로 돌아간다.
새로운 포스팅시스템 또한 최고 입찰액을 써낸 구단이 단독으로 협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입찰액은 1, 2위 입찰팀의 평균금액으로 정해진다.
이는 메이저리그 구단에 유리한 규정이다.
그러나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이 벌금을 물도록 돼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이에 반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논의하겠다는 메이저리그 측은 여유를 보이고 있다.
맨프레드 COO는 "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다. 포스팅시스템 협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오는 것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결과에 맞춰서 실시간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시간에 압박을 받지 않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포스팅시스템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일본 선수들은 9년을 뛰고 완벽하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춘 후에야 미국 진출이 가능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7년을 뛴 다나카의 경우 포스팅시스템 협정 체결이 미뤄지면 2년을 더 뛰어야 FA로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