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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호날두의 포르투갈 vs 이브라히모비치의 스웨덴, 두 폭주열차의 대충돌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3.11.16 03: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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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44)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15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갖는 스위스와의 평가전 못잖게 흥미진진한 녹색 그라운드의 대혈투가 16일 새벽 펼쳐진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는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PO)의 하이라이트이자 11월 A매치의 최대 빅뱅인 포르투갈(14위)과 스웨덴(25위)의 1차전이다.

16일 오전 4시45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브라질행 티켓을 놓고 겨루는 두 나라의 승부가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레알 마드리드)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2·파리 생제르맹)라는 걸출한 스타들 때문이다. 

포르투갈 공격의 핵 호날두는 올해 최고의 활약 속에 숙명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26·바르셀로나)를 발아래 둔 채 'FIFA 발롱도르' 수상에 성큼 다가섰다. 

그러나 호날두는 소속팀에서의 대활약과 달리 지난해 9월부터 치러진 포르투갈의 유럽 예선 F조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포르투갈은 러시아(19위)·이스라엘(66위)·아제르바이잔(88위)·북아일랜드(90위)·룩셈부르크(127위) 등 약체인 것으로 평가받는 팀들과 한 조를 이뤘다. 

예선 개막 전까지 여유있게 1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 포르투갈이 6승3무1패(승점 21점)로 7승1무2패(승점 22점)의 러시아에 조 1위를 빼앗기면서 본선에 직행하지 못한 채 PO라는 가시밭길을 걷게 된 것이 모두 호날두의 탓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호날두는 지난해 9월8일 F조 1차전 룩셈부르크전부터 지난달 16일 10차전 룩셈부르크전까지 10경기 동안 고작 4골을 넣는데 그쳤다. 경고 누적으로 6차전(아제르바이잔), 10차전(룩셈부르크전) 등 2경기에 결장했다고 해도 세계적인 '득점 머신'으로서는 창피한 성적이다. 

특히 4골 모두 룩셈부르크(1골)와 북아일랜드(3골)전 등 약한 팀과의 경기에서 올린 것이고, 정작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하던 러시아나, 끝까지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던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호날두로서는 이번 PO가 명예회복의 기회다. 특히 발롱도르 수상을 떠나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기 위해서는 무조건 포르투갈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스웨덴은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스웨덴에는 2013년 최고의 골에 주어지는 '푸스카스'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는 이브라히모비치가 포진하고 있다. 

스웨덴이 속했던 C조는 전차군단 독일(2위)이 유력한 본선 진출국으로 꼽히는 가운데 아일랜드(60위)· 오스트리아(53위)·카자흐스탄(135위)·페로제도(175위) 등으로 구성됐던 조다. 일찌감치 독일의 본선 직행이 점쳐졌고 실제로도 독일은 9승1무(승점 28점)로 예상을 실현했다. 스웨덴은 6승2무2패(승점 20점)로 2위에 그쳐 PO에 명운을 걸게 됐다. 

예선에서 독일이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기가 바로 스웨덴과의 첫 대결이었다. 스웨덴은 지난해 10월17일 독일과 만나 4-0으로 뒤져있다가 후반 28분을 남겨놓고 4골을 따라붙어 4-4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대추격의 시작이 된 첫 골의 주인공이 이브라히모비치다. 

지난달 16일 2차전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5-3으로 역전패했다. 독일은 이때 이미 본선 진출이 확정됐지만 조별 예선 9경기 동안 최다골(8골)을 터뜨린 메수트 외질(25·아스날)을 비롯해 마리오 괴체(21·바이에른 뮌헨)·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9·바이에른 뮌헨)·안드레 쉬얼레(23·첼시)·토니 크루스(29·바이에른 뮌헨) 등 주전들을 모두 선발로 내세워 복수전을 펼쳤다. 반면 스웨덴은 이브라히모비치가 경고 누적으로 불참한 상태였다.

포르투갈과 스웨덴은 악연이 있다.

스웨덴은 2010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 당시 같은 조였던 포르투갈과 2위 다툼을 벌였지만 승점에서 간발의 차로 밀려 PO 진출에 실패해 본선행의 꿈을 접은 뼈아픈 기억이 있다. 따라서 와신상담, 절치부심한 만큼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의 운명을 짊어진 호날두, 이브라히모비치 두 슈퍼스타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호날두는 챔스 4경기에 모두 풀타임 활약하며 8골을 터뜨렸다. 이브라히모비치도 7골로 맹추격 중이다. 이들은 지난 10일 나란히 리그전에서 각각 해트트릭을 수립해 용호상박의 기세를 입증하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경기를 앞둔 두 사람의 대조적인 행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기를 앞두고 가진 각종 인터뷰에서 "지금보다 축구를 더 잘한 시절이 없었다", "우리는 유럽 최강 독일과 같은 조에서 2위를 했다. 포르투갈이 아닌 우리가 월드컵에 가야 한다",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나도 그를 존경한다. 하지만 월드컵은 호날두보다 나를 원한다" 등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호날두는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평소의 그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 때문에 호날두가 훈련 중 발목을 다쳐 스웨덴과의 1차전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부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차전은 20일 오전 3시45분 스웨덴 솔라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