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짙게 깔린 상황에서 무리한 비행이 아니었나…."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LG전자 소속 헬기 사고는 기체 결함보다 조종사의 과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실제 김포공항에는 이날 오전 8시까지 저시정(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태)으로 항공기 이착륙에 제한이 있었다"며 "급한 사정이 있어 (헬기를) 띄우긴 했겠지만 이런 시정에 비행을 하기엔 분명히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록 오전 7시30분 이후 시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지연되는 항공편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날 오전 김포~광주 노선이 지연됐고, 대한항공 및 일부 외항사 6~7곳 또한 안개 등으로 인해 당초 예정된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공항에 착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규정에 따르면 헬기 조종사는 가옥이나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비행할 경우 육안으로 외부를 확인하면서 비행하는 '시계비행(VFR)'을 하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헬기 사고가 시계비행 중 안개로 인해 항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물론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 조사 등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항공기와 헬기는 비행 고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시정에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규정상 위반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안개가 낀 건 확실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헬기는 LG전자 소속으로 미국 스콜스키사의 S-76++ 기종이다. LG전자는 해당 기종을 1996년과 2007년에 구입, 총 2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주로 임직원들의 지방출장 시 사용해왔으며, 이날도 헬기는 김포공항을 출발해 잠실선착장에서 임원을 태우고 전주로 향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