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패수사 첫 타깃 대우조선…MB 낙하산 겨누나?

대검 중수부 후신 부패수사단 공식출범 133일만에 첫 활동
재계에 부실기업 자발 정리 경고 등 청와대 엄중 메시지 관측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8일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 1월27일 서울고등검찰청에 사무실을 꾸린 뒤 현판식을 갖고 공식출범한 지 133일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부패수사단의 이날 대우조선해양 압수수색은 상당 기간 내사를 거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일찌감치 범죄 단서를 포착해 사실상 혐의 입증 수준의 사전 조사를 마쳤다는 관측이다.

그간 부패수사단은 첫 수사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숙고했다. 지난 2013년 폐지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대체하는 조직인 만큼 부패수사단의 존재감을 가장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사건을 찾는데 공을 들였다.

그런 이유로 전국 단위의 부정부패 사건이 수사단의 첫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김기동 단장 역시 부패수사단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부정부패가 우리의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재계는 물론이고 검찰 내부에서도 부패수사단 활동 개시를 주목해 왔다. S기업과 L기업 등 굵직한 회사와 고위공직자 및 정치권 인사들이 다수 연루된 사건이 첫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부패수사단의 수사선상에 오른 유력한 기업으로 일찍부터 거론됐다.

부패수사단은 하지만 그간 완벽에 가까운 보안을 유지하며 수사 대상을 함구해 왔다. 수사 상황이 노출될 경우 발생할 증거인멸과 외압 등을 감안해 내사 상황은 전적으로 김수남 검찰총장에게만 독대 보고를 해왔다.

그 때문에 부패수사단 활동을 두고 여러 억측이 많았다. 이번 수사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부패수사단이 대우조선해양을 아예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관측도 있었다.

재계에서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기업을 수사할 경우 회사 존립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검찰에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부패수사단은 그러나 첫 사정 수사가 갖는 상징적 의미와 가시적 성과 등을 고려해 대우조선해양을 정조준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6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단일 기업이 이런 규모의 적자를 낸 것은 우리나라가 산업화한 이래 처음으로 파악된다.

이 탓에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해선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특히 이런 엄중한 상황임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임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스스로가 검찰 수사의 명분을 제공해 왔다.

일각에선 부패수사단 수사 개시를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보는 견해도 있다. 수사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지부진한 기업 구조조정을 방치할 경우 금융 부실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청와대가 재계에 엄중한 메시지를 전할 효과적 수단으로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주문했다는 관측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초래한 경영진이 이명박(MB) 정부 시절 임명된 낙하산 인사이고, 자원외교 과정에서 적자를 키운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수사 대상에 MB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평소 신속·정확한 수사를 강조해 온 김 총장의 성향을 감안할 때 부패수사단 수사는 속도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라며 "이번 수사에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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