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규모7.0 정도 큰 지진 발생가능성...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증대

지진의 안전지대로 불리던 한국이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지진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에 전국이 공포감에 휩싸이면서 한반도가 더는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지진 횟수는 총 1212차례다.

1978년 6회에 불과했던 규모 2.0 규모 이상의 국내 지진 발생횟수는 올해 1~6월에만 총 34회로 나타났다. 이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17년 동안 상반기 평균 지진 발생횟수인 25.6회보다 8.4회 많다.

아울러 1978년 이래 한반도에서 5.0 이상의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횟수는 모두 9회다. 그중 8회가 남쪽에서 발생했다. 또 올해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3회로 집계됐다. 12일 경주 인근에서 발생한 2차례의 강진을 포함해 지난 7월5일 오후 8시33분 울산 동구 동쪽 52㎞ 지역에서 발생한 5.0 규모의 지진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한반도의 지진이 잦아지고 강해진 원인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을 말한다. 이 지진으로 해일이 일어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중단됨에 따라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되는 등 원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1978년부터 동일본 대지진 전까지는 규모가 큰 지진이 거의 없었다"면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의 지진이 잦아졌을 뿐 아니라 규모도 큰 경우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서해 중심으로 규모 4.8 이상의 지진이 2013년에 3회 발생하는가 하면 보령 앞바다를 중심으로 작은 지진들이 띠를 이루면서 60여 회 발생했다"며 "이러한 일들은 한반도에서 없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지난 4월14일 발생한 규모 6.5의 일본 구마모토 지진은 남해 연안의 큰 지진동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한반도가 끌려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동일본 지진 때는 한반도가 동쪽에서 5㎝, 서쪽으로 2㎝ 끌려갔기 때문에 우리나라 지진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언급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진의 패턴도 특징적으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와 다르게 지진 발생이 급증했다가 안전기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급증했다가 안전기에 접어드는 등 계단식으로 발생하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발생한 총 지진 횟수는 2011년 52회, 2012년 56회, 2013년 93회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4년 49회, 2015년 44회를 기록했다.

홍 교수는 "지난해 지진 발생 빈도가 거의 안전화에 접어들었는데 올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연구 결과 이러한 계단식 패턴도 동일본 대지진의 효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관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역사기록을 보면 경주에서는 신라와 고려 때, 울산에서는 조선시대 때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면서 "지진 에너지가 축적이 되면 지진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일본 대지진이 지진 에너지를 축적시킨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철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도 "규모 5.8은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의 꽤 큰 지진"이라며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한반도의 지각 응력장에 변화가 생겨 지진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이 땅덩어리의 응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주에서와 같은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홍 교수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에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내용도 있다"며 "그런 지진들은 언젠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그 시기인데, 단층이 힘을 쌓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그 시기가 가까워진 건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도 "시간이 지나면 5.8 규모의 지진, 혹은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또 발생할 것"이라며 "그 시기를 예측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이런 지진이 왜 발생했는지, 앞으로 또 발생할 것인지 등은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5.1 규모의 지진이 난 직후 인접 지역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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