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더 낮아진 경제성장률…저성장 고착화 우려

"실질 구매력 줄고 저축여력도 줄어"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낮게 나타나면서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 그쳤다. 이는 앞서 발표한 속보치(0.7%)보다도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분기(0.8%)보다는 0.2%포인트, 전년동기 보다는 2.6% 성장하는데 그쳤다.

3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은이 앞서 제시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2.7%)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 0.1~0.4% 성장하면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7%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세부 요인을 면면히 살펴보면 내용이 그리 좋지 않다.

먼저 우선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경기를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빼졌다.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3분기 실질 GNI 성장률은 전기대비 0.4% 감소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GDP가 증가했음에도 GNI가 줄었다는 것은 경제의 외형은 커져도 실제 소득은 오히려 줄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들의 소득이 줄면 구매력 약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곧 성장률 하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갑사정이 나빠지다 보니 총 저축률도 2분기 연속 줄었다. 3분기 총저축률은 34.8%로 전기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0.1% 줄었지만, 최종소비지출이 1.0%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소득은 줄었는데 써야하는 돈이 더 많으니 저축할 여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수출과 내수 부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우리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제조업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7 생산중단과 자동차 업계 파업 등으로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0.9%)을 기록했다.

부동산 호황에 따른 건설투자와 정부의 추경으로 간신히 떠 받쳤지만, 13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도 위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은 민간 소비는 물론, 국내 주력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대다수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내려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고, 한국금융연구원도 2.6%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들 보다 더 낮은 2.5%로 보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일제히 하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한국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산업연구원도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낮은 2.2%로 각각 전망했다.

한은도 조만간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세계교역량 증대,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며 "그러나 미국 새 정부 출범 이후, 특히 통상정책 측면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 등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교역량의 하방압력이 발생하면서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앞으로 내년 경제전망의 전제치를 다시 한 번 세밀히 짚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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