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상장사 유상증자 조달액 전년比 21%오른 12조5822억원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지난해 21% 불었다. 유상증자는 주식시장에서 기존 주주나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이 대체로 향후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1월 초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상장기업(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을 분석, 이같이 27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상장기업이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12조5822억원으로 전년(10조3581억원)에 비해 21.4% 늘었다. 같은 기간 발행건수(438건), 발행기업(276사)은 각각 59건, 55사 증가했다.

증시 권역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유상증자 발행액은 지난해 8조118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4% 확대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은 4조4633억원으로 68.1%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의 유상증자 발행액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큰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유상증자 발행기업과 발행건수 비중은 각각 27.9%, 26.4%에 불과함에도 발행액 비중은 64.5%에 달해 눈에 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 발행 증감률은 기업 규모별로 차별화됐다.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대규모 법인의 유상증자액은 지난해 5조794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5.8% 증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대규모 법인 이외 법인(2조3240억원)은 32.4% 줄었다.

코스닥시장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유상증자가 고르게 늘었다. 작년 코스닥시장 대기업의 유상증자액은 1조7057억원으로 일년 전과 비교해 61.5% 불었다. 동 기간 대기업 이외 기업의 발행액도 72.4% 뛰었다.

유상증자 방식을 보면 지난해 구주주배정의 유상증자 총액은 1년 전에 비해 16.4 늘어난 5조3725억원으로 조사됐다. 또 그 비중은 42.7%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일반공모(2조3377억원), 제3자배정(4조8720억원)의 증감률은 각각 235.8% -3.5%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확대는 자금난에 맞닥뜨린 회사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기보다 투자 확대 목적이 더 크다는 진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크게 늘었다면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유상증자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제3자 배정은 줄었다"며 "기업들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위한 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은행 대출이나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막막해진 조선·중공업 업체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잇달아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모집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