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시 새역사에 쏠림 심화...수도권 상장사 시총 비중 85% 돌파

전년말 比 1.1%P↑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수도권에 기반을 둔 상장사 시가총액이 국내 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를 돌파했다.

코스피가 올 들어 6년여 만에 박스피(코스피+박스권)를 탈피한 데 이어 최근엔 2400 고지를 밟으며 증시 새 역사를 쓰고 있지만 증시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본사를 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1524개)의 시총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1527조4871억원으로 전체 시총(1779조8028억원)에서 85.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 84.7%에 비해 1.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또 2014년 말 84.4%, 2015년 말 84.5%와 비교해보더라도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세제 등 지원책을 펴는 것은 물론 공기업 지방이전, 혁신도시 건설 등 전격적인 조치까지 취했지만 기업의 수도권 쏠림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서울에 기반을 둔 상장사(892개) 시총은 860조9448조원으로 집계, 전체의 48.4%로 조사됐다.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경기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서울의 시총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어 경기 소재의 상장사(561개) 시총이 614조725억원을 기록, 비중이 34.5%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인천(52조4698억원·2.9%), 경북(39조3743억원·2.2%), 경남(30조7547억원·1.7%), 전남(30조7292억원·1.7%), 대전(28조9449억원·1.6%), 충남(19조5318억원·1.1%), 부산(18조4982억원·1.0%), 대구(18조1818억원·1.0%) 등의 차례로 1% 이상이었다.

또 울산(16조469억원·0.9%), 충북(13조2744억원·0.7%), 강원(12조9644억원·0.7%), 제주(8조2299억원·0.5%), 전북(6조894억원·0.3%), 광주(3조6847억원·0.2%). 세종(3조1328억원·0.2%) 등은 시총 비중이 1%도 되지 않았다.

증시 종류별로 보면 코스피에서 수도권 기반의 상장사 시총 쏠림은 90%에 육박하고 코스닥은 70%가 넘어, 대형사가 주로 상장된 코스피가 수도권 편중이 더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코스피의 수도권 상장사 비중은 지난 13일 87.8%로 전년 말의 86.9%에 비해 0.9%포인트 확대됐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수도권 상장사 비중이 71.4%로 작년 말의 70.4%에 비해 1.0%포인트 늘었다.

KDI 이재만 연구위원은 "한국은 정치, 경제, 인프라와 인재 등이 너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기업들도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개선돼야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정부도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면 차별 논란이 일 수 있어 현실적으로 상장사 수도권 쏠림을 개선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지방에 소재한 코스피 상장사는 "글로벌 기업들과 맞서기 위해 증자, 인수합병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싶지만 이러한 기업금융을 하는 증권사는 모두 서울에 있다"며 "지방 기업들은 정보력, 금융인프라 등에서 모두 밀려 상장을 하더라도 그 후 자금 조달 활동에 애로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과거 행정이나 금융의 중심이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있었기 때문에 상장회사의 경우 업무 편의성 등을 고려해 수도권 지역에 본점 소재지를 두고 있다"며 "행정 중심이 세종 등으로 이전되고 있으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대전을 첨단과학 중심지로 육성해서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대덕연구개발단지에 본점 소재지를 두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인프라 구축, 업무 편의성 등 본점 소재지 변경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유인이 제공된다면 수도권 밀집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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