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감원, 메이플세미컨덕터에 4000억 사기 피해 은행 실태 점검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금융감독원이 4000억원대 무역금융범죄를 저지른 반도체업체인 메이플세미컨덕터에 대출을 해줘 피해를 입은 은행을 상대로 대출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2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홍콩 페이퍼컴퍼니로 불량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보낸 뒤 국내 5개 은행에 허위 수출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370억원을 유용했다.


수출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허위 수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한 뒤 불량 웨이퍼를 67~760달러로 수입해 대출금을 갚는 이른바 '뺑뺑이 무역'을 반복했다.


다행히 메이플이 대출금을 또 다른 대출로 돌려막기 하는 과정에서 피해액은 모두 변제됐지만 나머지 추가로 대출해준 은행 2~3곳에서 40~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무역금융은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토대로 거래하기 때문에 심사 과정이 다른 대출보다는 상대적으로 느슨할 가능성이 높다.


메이플은 홍콩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와 위장 거래를 해놓고서 중국의 대기업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실적을 조작한 뒤 무역보험공사로부터 보증을 받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증이 있기는 하지만 대출 심사 절차는 그대로 따른다"며 "이번 사건은 모뉴엘과 달리 거래 상대방이 실체가 있는 전자부품 유통사였던 까닭에 의심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은행은 메이플세미컨덕터의 거래 방식이 앞서 이뤄진 무역금융 범죄와 유사하다고 보고 여신을 줄이는 방식으로 조치해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모뉴엘 사태를 계기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지만 여전히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수출금융 실태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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