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 발목 잡았던 민간소비 증가···경제성장률 2.8% 달성할 듯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 성장한 것은 수출이 주춤했지만 민간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설비투자와 함께 내수 회복이 경제성장률을 이끌어 2.8%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4분기 평균 0.78% 성장하면 연 3% 성장도 가능하다"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정부가 추경 11조의 70%를 추석전까지 신속히 집행,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소비 회복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결국 첫 해 3% 성장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는 소비 흐름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성장률(1.1%)에 비해선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이 가운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9% 성장했다. 1분기 0.4%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2015년 4분기(1.5%)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미세먼지가 짙어지면서 공기청정기 판매가 늘어난 것도 소비회복에 기여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장은 "민간소비는 소비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휴대폰 신제품 출시와 에어컨, 공기청정치 판매 등 내구재가 호조를 보이면서 증가폭이 커졌다"며 "이른 무더위 영향으로 에어컨 판매가 늘었고 미세먼지가 악화되면서 공기청정기, 빨래건조기 등의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의류, 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었으나 가전제품, 휴대폰 등 내구재 소비는 늘어났다.

내구재 소비는 소득에 대해 매우 탄력적이라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때문에 내구재 관련 지표는 경기에 대한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정 국장은 "내구재는 경기에 탄력적"이라며 "준내구재는 경기와 상관 없이 소비하지만 내구재는 변동이 심한데, 내구재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고 입주 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점을 근거로 하반기 소비가 완만한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국장은 "8월 말에 유력 스마트폰 두개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가전제품 판매에 영향을 줄 것 같다"며 "또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상반기에 비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가전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소비는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하지만 회복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심리가 개선세를 나타내는 점도 하반기 소비 회복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1.2로 지난달(111.1)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1년 1월(111.4)이후 최고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여섯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소비심리의 시차(약 6개월)를 감안할 때 하반기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전달 상승폭(3.1포인트)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유안타증권 정원일 연구원은 "상승폭이 둔화되는 것보다 현재 111을 넘어선 레벨 수준이 중요하다"며 "현재 레벨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역시 민간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는 오는 10월 초인 추석 전까지 추경 예산의 70%를 집행할 방침이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이미 소비자심리지수가 110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전월 대비 상승폭이 축소된 것보다는 현재의 소비심리가 무너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이번 소비자심리지수 조사는 추경 예산안이 통과(7월24일)되기 이전에 실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 집행을 통해 소득과 소비의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노후 불안과 가계부채 문제 등이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해 정부 정책효과가 소비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김두언 연구원은 "결국 제이노믹스의 성패가 하반기 국내경제 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예상하는 연평균 3% 성장을 위해서는 정책효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사람중심의 소득 확대 정책은 분명히 가계소비 개선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2008년 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하락과 같은 국내 경제의 구조적 한계가 있고 가계의 소비를 견인할 만한 소득 향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내 경제의 회복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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