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카오뱅크, 대출수요 '하루 650억원'...몰리는 이유는?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가 가입자수 확대만큼 폭발적이다.

  카톡 기반의 편리함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빅데이터 신용 평가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 저신용자들까지 몰리면서 리스크도 커지지 않겠느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영업을 개시한 이후 5일 만에 대출액 323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루당 평균 650억원 꼴의 대출이 실행된 셈이다. 이 속도대로라면 2일 현재 카카오뱅크 대출액은 이미 4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대출액 2000억원을 달성하는 데에 한 달 정도 걸린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대출이 훨씬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가 편리함을 바탕으로 기존 은행들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면서 고객들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0.1%p라도 금리를 싸게 받으려는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최저 연 2.85%로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한도는 1억50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또 카카오뱅크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 중 8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내세우고 있는 만큼 대출 승인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저신용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보다 대출금리가 낮다보니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는 물론 4~8등급의 중·저신용자 등 다양한 고객층이 카카오뱅크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가 중신용자도 가능한 신용대출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고신용자 대출 확보에도 열을 올리면서 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도 금융권 내에서 나온다.


  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 기조로 총량규제 등을 받고 있는 기존 은행권이나 저축은행들과 달리 카카오뱅크의 경우 인터넷은행 출범 초기 단계로 대출 수요를 쉽게 늘렸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대출이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일단 받아두자'는 식의 가수요된 대출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빠른 속도로 대출이 늘어나다 보니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다. 중·저신용자들에게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다보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수요가 치솟을 경우 유동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원으로 대출이 늘어나면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있어 자본 확충을 위한 증자를 해야한다. 그런데 현재의 은산분리 규제 탓에 카카오는 지분을 늘릴 수 없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이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출범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지분 58%)가 최대주주인 만큼 증자에 유리하다"며 "대출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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