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상반기 은행 8조원 순익 내며 '호조'

대출자산 기반으로 당분간 호조세 이어갈 듯
금리상승 등으로 순이자마진 개선 영향 계속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도 8조원 가량의 순익으로 높은 실적을 낸 가운데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형적으로는 은행들이 처한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가 축소돼 더이상 대출자산을 늘리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릴 만한 여력도 충분치 않다. 은행권 관계자들도 "더이상 이자이익으로만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출 증가세는 더뎌지겠지만,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자산을 기반으로 당분간 은행들이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은행권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전입전)은 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1000억원(171.4%) 급증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1.6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06%p 확대됐다.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대손비용이 줄어들었고, 금리상승으로 대출이자 이익 등이 증가하면서 순이자마진이 개선된 것이다. 향후에도 금리상승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준범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 수익 구조가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이익이 올라가는 구조인데 내년까지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쪽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자이익이 좋을 것 같다"며 "대출 규제로 자산 성장폭 자체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기존 대출자산을 바탕으로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규제가 은행들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줄여왔기 때문에 대출규제로 받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금리상승으로 이자이익은 늘고, 마진관리가 더 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에 부정적 영향은 있겠지만 일각의 우려처럼 가계대출이 감소하기보다는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정도일 것"이라며 "이미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 축이 중소기업 대출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대출 성장세의 둔화보다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리상승이 지속되면 자산건전성 문제가 은행들의 수익성을 발목잡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지목됐다. 손 연구위원은 "금리가 올라가면 자산건전성이 안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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