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도경쟁 나선 은행들···카카오뱅크 영향?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8·2 부동산대책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면서 가계가 신용대출을 이용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 돌풍에 긴장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한도 늘리기 경쟁에 나선 것도 신용대출 증가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일 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182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포함한다.


7월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6월(1조8000억원)에 비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전년 동월(5000억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확대됐다.


특히 8월 들어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시중 은행에는 신용대출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이 40%까지 낮아지면서 주택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없게 되자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번주 들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은행권에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가계대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업계 최고 수준인 1억5000만원 한도 마이너스 통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2주만에 대출액 8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입 계좌수는 200만개를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출범을 전후해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며 맞불을 놓고 있다.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를 앞세운 카카오뱅크 출범으로 신용등급 1~3등급의 직장인 우수 고객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위비 직장인 모바일 대출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렸다. 씨티은행은 한도가 최대 1억4000만원인 대출 상품을 내놨다. 다른 은행들도 3000만~5000만원인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은행권의 고객 유치 경쟁이 8·2대책의 효과와 맞물려 신용대출 증가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없을 경우 늘어난 한도를 활용해 여러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8·2대책으로 주택대출을 억제하더라도 풍선효과로 그만큼 신용대출이 늘어난다면 오히려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는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출범 효과와 정부 정책이 맞물려 예상치 못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무리하게 신용대출을 늘릴 수 없도록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출범으로 촉발된 경쟁은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신용대출 증가세를 키울 우려도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풍선효과가 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