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뒷북 대응으로 불안 키우는 정부, 살충제 계란 정보도 번복

비펜트린 검출 지역 엉터리 발표···경기 광주→양주 바꿔
살충제 계란 브랜드에 친환경 인증제도 설명도 오류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오전 9시50분께 산란계(알낳는 닭) 농장 살충제 전수검사 1차 결과 보도자료를 내면서 닭 진드기 퇴치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검출된 농장의 소재지를 '경기도 광주'로 표기했다. 하지만 50여분 지난 오전 10시42분께 '경기도 양주'로 정정 발표했다. 이 농장은 비펜트린이 허용 기준치 0.01㎎/㎏를 초과한 0.07㎎/㎏ 검출된 곳이었다.


 정부가 이같은 살충제 계란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발표하고는 번복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뒷북 대응에 이어 잘못된 정보 공개로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정부 발표 직후 관할 자치단체인 광주시청 측은 농장 지역명 오류를 알리느라 진땀을 뺐다. 국민들의 해당 지역에서 생산·유통되는 식품에 대한 기피로 인해 농가 타격이 더 커지게 돼서다.


  정부는 또 시중에 유통된 친환경 계란 제품 두 종류에서 비펜트린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계란 브랜드를 '신선 대 홈플러스'로 발표했다. 이는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계란인 '신선대란 홈플러스'의 잘못된 정보였다. 친환경 인증제도에 대한 설명도 오락가락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당초 브리핑에서 "허용된 (비펜트린) 농약은 기준치 이하를 사용했더라면 평소에도 유통됐어서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지만 약 2시간 후 열린 백브리핑에서 허태웅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친환경 인증은 비펜트린도 사용해선 안된다"고 말을 바꿨다.


  농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으로부터 인증 받는 친환경 농·축산물은 총 7종류다. 계란의 경우 '무항생제축산물'과 '유기축산물' 둘 중 하나를 인증 받으면 친환경 계란으로 불린다. 두 가지 인증 모두 살충제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발표한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했다. 사태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어 실수했다"고 해명했다. 안이한 식품 안전 관리로 살충제 계란 사태를 초래하고도 잘못된 정보를 퍼트려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라"라고 지시했고, 이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솔직하게 국민 앞에 사과를 드리고 향후 국민 식생활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도 알기 쉽게 설명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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