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카오뱅크, 등급별 금리격차 시중은행보다 크다

고신용자 대출금리는 '최저'···저신용자는 은행권보다 높아
기존 은행 우량고객 빼앗기만···중금리 시장 개척 가능할까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등급별 금리격차가 주요 시중은행들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용도가 높은 1~2등급의 대출금리를 후하게 준 반면 저신용자(7~8등급)의 대출금리는 다른 은행들보다 높게 매겼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초반부터 '우량 고객 모시기'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신용한도(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의 1~2등급 대출금리는 3.08%로 공시 은행 17곳 중 가장 낮았다.


은행들의 이 구간 평균 대출금리는 4.01%였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5개 은행들의 1~2등급 평균 대출금리인 3.74%보다도 0.66%p 차이가 날 만큼 고신용자들의 금리 '메리트'가 컸다.


  반대로 카카오뱅크의 7~8등급 대출금리는 7.50%로 이 구간 대출을 실행한 은행 14곳의 평균 대출금리인 6.98%보다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와 저신용자간 대출금리는 평균 4.42%p나 차이가 벌어졌다. 8월 대출금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출범 초기인만큼 비슷한 흐름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당연히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게 맞지만, 다른 은행들의 금리격차는 평균 3.01%p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차이가 크다. 한마디로 다른 은행들보다 고신용자를 끌어모으는데에 더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통장 취급 비중을 보면 주로 고신용자와 일부 4등급 중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 4% 미만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비중은 94.6%에 달했다.


  카카오뱅크가 낮은 금리를 내세워 고신용자 대출에 열을 올린 것은 낮은 위험도에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진 중·저신용자들 중에서 우량 고객을 골라낼 만큼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이 정교화되지 않은 영향도 있어 보인다.


  보험연구원 정원석·황인창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성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은행이 대출상품을 팔면 신용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고객의 신용등급, 소득 등에 따라 금리와 한도를 결정해 위험을 관리한다"며 "인터넷은행의 경우 자본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신용 고객 유치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영업방식은 중금리 시장 개척이라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와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자칫 은행들의 과도한 우량고객 유치 경쟁으로 이어져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저신용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우량 고객에게 금리를 낮게 주다보면 다른 등급의 금리 부담이 올라갈 수 있다"며 "단지 은행의 우량고객을 나눠먹는 식의 전략으로는 오래갈 수 없고,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워 인터넷은행의 애초 취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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