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동주, 경영권 분쟁 의지 변함없어

'민유성 사단' 대체 자문·소송그룹 확보위해 이미 작업
"롯데지주 설립, 경영권 분쟁의 큰 흐름과 사실상 무관"
"6월말 신 회장과 독대에선 '부친 거처' 얘기만 나눠"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민유성 SDJ 고문(전 산업은행장·나무코프 회장)과 계약관계를 해지, 일각에서 형제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아직은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안이 지난 29일 임시주총에서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고 민유성 SDJ 고문에 대한 해촉이 바로 이뤄지면서, 그 동안 지속하던 동생 신동빈 회장과 대결을 접고 화해를 모색하며 실리를 취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31일 신 전 부회장 측에 사정이 밝은 재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미 '민유성 사단'을 대체할 자문 ·소송그룹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과거 한국에 인맥이 전혀 없었으나 지난 2~3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생활을 해왔고 국내에 연이 있는 친인척 등의 소개로 통해 외연을 확대했다. 무엇보다 그에겐 국내보다는 광윤사 대표직이 걸린 일본에서 진행되는 소송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대응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선 롯데지주 설립을 위한 롯데 4개사 분할합병은 자신의 경영권 분쟁 향배와 크게 직결된 사안이 아니었다. 애초에 신동빈 회장이 핵심계열사 롯데쇼핑 지분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지난 2월 롯데쇼핑의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


매각 전 기준으로 신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13.46%였고, 신 전 부회장은 13.45%로 불과 0.01%, 당시 금액으로 60~70억원 차이였다. 지주사 전환과정에 따르는 지분 스왑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이나 신 회장의 지분이 똑같은 비율로 늘어나기 때문에 가만히 놔두기만 했어도 지주사 전환에 따라 지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2000억원이 넘는 현금으로 신격호 명예회장에게 부과된 증여세를 대납하는데 썼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롯데 계열사는 모두 신 회장의 지배력 하에 있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과 경영권 분쟁 간의 상관관계에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회사 경영과 관련된 큰 사안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기존에 주장하던 '롯데의 중국사업 부실'에 대한 책임이 신동빈 회장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의 '액션'이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그간 공석이던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자리에 지난 5월16일 올랐다. 이와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과 부인 조은주 씨를 같은 날 등기 선임했다. 이와 관련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올 5월 회사 자본금을 기존 1억원보다 500억원 많은 501억원으로 증액했다"며 "회사 자본금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등기임원을 두도록 한 상법 규정에 따라 추가로 임원을 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자신이 부친의 뜻을 받들고 있는 '적통'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신호로도 평가된다.


한편 지난 6월29일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 독대한 것이 알려지면서 화해 가능성과 오간 대화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이와 관련 민 고문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두 사람은 5분간 독대했지만, 다른 말은 전혀없이 신격호 명예회장의 거처 문제에 대한 얘기만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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