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권가, 수수료 면제에 평생 무료 이벤트까지

신한금투 2030년, 미래에셋 2025년 수수료 무료 이벤트
대형證, IB 수익 비중 5.4%P 증가할 동안 위탁매매는 16%P 감소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증권업계의 수수료 낮추기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수료 면제에 이어 업계 최초로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겠다는 이벤트까지 등장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제로(0) 선언은 온라인 시대 증권사의 수익구조 변화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NH투자증권은 10월31일까지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은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평생 무료 수수료는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포함해 거래소,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국내 주식을 온라인으로 거래 시 적용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길게는 10년 수수료 면제를 내세운 증권사가 이미 나온 상황이다. 주식계좌에도 수명이란 게 있기 때문에 3년 이상 무료와 평생 무료는 체감상 큰 차이가 없다"며 "다만 '평생 무료'가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증권사들은 줄줄이 모바일 주식거래 수수료 면제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가 2025년까지, 신한금융투자는 2030년까지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KTB증권(신규 가입 후 10년간), 케이프투자증권(7년), 대신증권(5년간), 삼성증권(3년간) 등도 수수료 경쟁에 합류했다.


파격적인 수수료 면제 조치의 배경에는 증권사의 수익 구조 변화가 있다. 증권사의 수익은 수탁수수료와 자산관리(WM), 기업공개(IPO) 등을 포함하는 IB부문, 자기매매 수익 등으로 나뉜다.


주식 거래 환경이 객장에서 온라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변화한 지 오래다. 점포 없는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한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15%를 웃돌며 업계 1위 자리를 사수 중이다.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업무에서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기보단 수수료 수익을 사실상 포기하고 고객을 유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고객이 들어오면 그만큼 증가한 투자자 예탁금잔고가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제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수수료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며 "지점에서 한 시간 동안 상담을 받고도 집에 가서 온라인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거래 환경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한때 증권사 수익의 주축이었던 브로커리지의 비중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박신애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대형증권사의 수익구조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대형증권사의 수익 비중은 '자기매매'가 42.2%로 가장 컸다. 뒤이어 위탁매매와 IB 부문이 각각 33.6%, 12.3%를 차지했다.


2013년과 비교해 자기매매와 IB 부문의 비중은 9.0%포인트, 5.4%포인트 증가한 반면 위탁매매는 16.1%포인트 줄었다.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수익 비중이 위탁매매(32.8%), 자기매매(31.4%), IB 부문(18.7%) 순이었다. 중소형증권사도 IB 부문의 수익 비중은 5.5%포인트 증가했지만 위탁매매는 10.9%포인트 감소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탁수수료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탁수수료 비중(수탁수수료/수수료수익)이 2010년 이후 최근까지 약 2배 감소했다"며 "수탁수수료 비중은 2011년 9월 71.9%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2016년 12월 36.0%로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어찌 됐든 수수료는 제로에 수렴하게 돼 있다"며 "고객 풀을 활용해서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할 채널로 활용하기 위해 수수료를 포기하고 고객 기반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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