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NBC,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 고조되면 글로벌 전자산업 마비 가능성"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세계 전자 산업의 핵심 축인 한국 경제가 입게 될 피해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남북한 간 군사적 충돌이 벌어 질 경우 한국의 반도체 및 메모리 칩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게 되고, 이는 글로벌 전자 산업의 마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마저 제기됐다.


  CNBC뉴스는 5일(현지시간) 북핵 위기에 따른 긴장 고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국면을 맞아 한국의 전자 산업이 새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반도체의 17%와 메모리칩의 64%를 생산하고 있다. 김수겸 부사장은 “만일 한국이 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 세계의 핵심적인 메모리 칩 공급이 즉각 중단될 것이다. 전자 산업 분야의 생산 역시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5월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가레스 레더와 크리스탈 탄은 “만일 전쟁으로 인해 한국의 전자산업이 크게 타격을 받는다면 전 세계적인 품귀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혼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는 2년이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중간재 생산 분야에서 한국의 공백을 메울 만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특히 전자 산업 분야에서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산 반도체와 메모리칩 등은 글로벌 전자제품 공급 체인의 맨 첫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산 전자부품의 수출물량은 전 세계 IT 산업의 경기를 예측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미 FTA 재협상도 세계 전자업계에 파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미국을 파괴하는 끔찍한 협정”이라고 비난했었다. 당시 그는 "한국과 협정은 파기할 것이고, 이는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폐기 여부를 참모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허리케인 하비 피해 지역인 텍사스 주 휴스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한미FTA 폐기 계획을 통보할지 저울질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5일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차 멕시코를 방문 중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5일 한미 FTA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개정 협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와는 다른 입장이다.


  CNBC는 산업연구원(KIIET)의 분석결과를 인용해 한미FTA가 폐기될 경우 한국산 공산품들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은 4일 한미FTA 폐기 시 연간 대미무역수지 흑자가 약 2억6000만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시티은행은 “한미 FTA 폐기는 전략적으로 위험하다.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의 퇴조를 부를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영향력도 감소할 수 있다. 중국은 이를 확대하려고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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