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거래소, 사상 처음 있는 이사장 추가 공모 이유는?

이사장 후보 19~26일 추가 공모
선임 시기 한 달가량 늦춰져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한국거래소가 이사장 후보자를 추가로 받기로 돌연 결정하면서 이사장 선임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 이렇게 이사장 추가 공모를 받는 건 거래소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새 이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면서 지원 후보의 면면과 인원조차 전혀 공개하지 않아 깜깜 인사, 불통인사라는 지적이 안팎에서 끊이지 않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추천위는 12일 제2차 회의를 개최, 이사장 후보 추가 공모를 통해 후보자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추천위에 따르면 이사장 후보 추가 모집을 오는 13일 공고하고, 6일 후인 19일부터 26일까지 후보자 지원 서류를 더 받기로 했다.


이어 서류 심사는 내달 11일까지 마무리하고, 같은 달 24일에 면접심사 및 후보 추천을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최종 후보자 윤곽은 24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 시기는 10월 말로 가닥을 잡았다. 


서류심사는 기존에 서류를 제출한 지원자를 포함해 실시할 예정임에 따라 1차 모집 기간(8월 28일∼9월 4일)에 지원한 이는 별도로 지원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추천위는 기존에 거래소 이사장을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일정을 약 한 달간 늦추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거래소는 출범 이후 이사장 후보 추가 공모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재공모, 선임 유예 사례는 있다.


2005년 증권거래소ㆍ코스닥증권시장ㆍ선물거래소ㆍ코스닥위원회가 통합해 거래소가 출범했을 당시 최종 이사장 후보를 선정했지만 모든 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대 이사장으로 이영탁 이사장이 선임됐다.


제4대 이사장 공모 때에는 1차 후보를 접수한 후 3개월 유예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최경수 이사장을 선임했다.


이렇게 이사장 선인 절차를 늦춘 것은 노동조합을 포함해 안팎에서 이사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한 여론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추천위 간사인 권오현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노조를 포함한 여론에서 이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깜깜히, 졸속이라고 비판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난달 28일 공고를 내자마자 일주일 동안 서류를 받아 막판에 지원자가 몰리는 문제 등이 발생했는데, 이번엔 공고 후 6일이 지난 다음에 추가 공모를 받는 것으로 수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장 선임 향후 일정을 공개하는 등 이사장 후보 선정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며 "지원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이사장 후보 지원 현황도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원한 후보자 중 적격자가 없거나 다른 낙점 인사를 편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권 간사는 "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시장의 수장이니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 중에서 가장 유능한 분을 찾기 위함"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절차를 둘러싼 잡음은 지속되고 있다.


이사장 후보 신청을 한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이번 이사장 공모 절차 수정 발표를 한 것은 추천위가 이사장 선임 절차의 기준이 없다는 것을 자인한 꼴 "이라며 "'후보자 범위를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서류 심사 중간에 갑자기 일정을 바꾸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추천위가 이번 결정을 통해 청와대에서 낙점한 인사를 새로이 편입하기 위해서인지, 절차적 명분만 확보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사장 선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단순히 일정 및 후보자 공개 등으로는 부족하고 선임 절차와 기준을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추천위도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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