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전셋값 '들썩'···전세자금대출 급증

5대 은행 8월 전세대출 잔액 40조3058억원···전년比 33.7%
"입주물량 몰리면 수도권·지방 일부 역전세 가능성"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전세 수요가 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자산도 가파르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NH농협 등 대형은행 5곳의 8월 말 현재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40조3058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5조7993억원(16.8%) 늘어났다. 1년 전(30조1270억원)에 견줘서는 10조1788억원(33.7%) 뛰었다.


반면 집값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된 양상이다. 지난달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3조1000억원 증가해 7월(4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세대출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전세금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 데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집값 하락 전망이 짙어진 영향이다. 내 집 마련 대신 부동산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전세로 눌러앉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전세금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 전세금은 지난해 8월 1억6350만원에서 올해 8월 1억6668만원으로 300만원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2억2262만원에서 2억2686만원으로 1년 새 4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이 가운데 서울은 2억9715만원에서 지난 6월 3억원을 돌파하더니 지난달 3억181만원까지 치솟았다. 강남지역은 전세 평균가가 3억5292억원으로 동남권은 4억6665만원에 달한다.


전세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건수는 1만755건으로 전월(9455)보다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서울시내 아파트 전세 거래는 월초 1만건대를 유지하다 4~6월에는 8000건대로 관망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월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규제 대책이 나온 뒤로 매달 거래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은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로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늘어나는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입주물량 압박으로 전세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입주물량이 철거를 감안하면 많지 않은 서울은 강보합, 입주가 몰린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 일부는 집값이 전셋값보다 싸지는 역전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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