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정책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 예금금리에 대한 하방경직성이 존재해 예대갭 관리 비용이 커지면 전반적으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의 경쟁이 심할수록 수익성 악화 정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BOK 경제연구 '금리와 은행 수익성 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우선 은행간 시장 금리 하락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예금과 대출액의 상대적 크기, 은행간시장 금리 변경시 예대금리의 반응 정도, 예금금리의 하방경직성 발생 여부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특히 예금수취 감소 등을 우려해 예금금리의 하방경직성이 발생하는 경우, 은행간시장 금리가 음(-)이 되면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이 감소하고, 예대갭비용 부담으로 대출 확대마저 기피할 경우 수익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예대갭 관리 비용은 은행이 자금운용 과정에서 은행내 자금과부족(資金過不足)이 발생하는 경우 타 금융기관과의 자금거래를 통해 해소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추가적으로 관리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한재준 인하대 교수와 소인환 한국은행 국제국 과장은 "은행들이 대출재원인 예금액 확보 부담으로 예금금리의 하방경직성이 발생하고, 예대갭 관리비용으로 대출규모 확대에도 한계가 발생한다면,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예금부분 수익성 악화와 대출부문 수익성 개선상의 한계로 인해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만 예금금리의 하방경직성이 없는 경우에는 예대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예금수취가 감소해 은행 수익성이개선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현실적인 가정으로, 은행산업이 복점 또는 과점적 경쟁인 상황에서는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 정도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예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유인으로 인해 예금금리 인하를 기피하는 하방경직성이 커지고, 예대갭부담 확대로 대출확대에도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은행의 수익성 저하는 경쟁하는 은행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또한 예대갭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더 심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반대로 말하면 예금금리가 하방경직적인 것만으로는 마이너스 금리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예외적 상황에서만 실시돼야 하며 그 기간과 수준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유럽중앙은행(ECB), 유럽 3개국(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일본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보완, 자국통화 강세 압력에 대한 대응 등을 목적으로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