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최장 6일 휴장 이후 증시 향방은···3분기 실적 시즌에 '주목'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최장 10일, 거래일로는 무려 6일에 달하는 긴 연휴가 시작됐다. 그러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례없는 긴 휴장 기간 동안 어떤 일이 생길 지 알 수 없고, 생긴다 해도 시장이 다시 열리기까지는 마땅히 대응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긴 연휴를 마치고 국내 증시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19일 전거래일 보다 2.16포인트(0.09%) 내린 2416.05에 마감한 코스피는 지난 27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373.57까지 밀려났다. 28일과 29일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2400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간 갈등 고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사상 최장 기간의 연휴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잔뜩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긴 연휴가 지나면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관세청에서 발표한 9월 1~20일 수출 증가율이 전년대비 31.1%에 이르는 등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연휴 기간 동안 발표될 국내·외 경제지표들도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연휴 직후 시작되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시즌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안감도 다소 희석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주식시장은 긴 연휴 이후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2009년 이후 추석 연휴를 전후한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추석 연휴 전에는 시장의 조정 흐름이 출현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는 강세를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물론 긍정적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10월 중순 발표되는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 관심이 필요하지만, 큰 악영향은 없을 가능성이 높아 10월 한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돌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도 "미국 고용 및 ISM 제조업지수, 유럽 물가 등 각국 경제지표 발표,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 독립 투표 등 크고 작은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며 "경제지표는 개선되는 것도 둔화되는 것도 있을 것이나 기존의 경기 흐름과는 다른, 즉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훼손하거나 추가로 회복 속도가 가속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연휴 이후 코스피의 본격적인 상승을 점치는 이유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 기준)는 35조원 안팎 수준. 이는 전분기(34조원) 대비로는 소폭 증가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무려 10조5000억원(43%)이나 늘어난 수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보험, 증권, 에너지 업종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반면,유틸리티, 소매(유통), 화장품, 자동차 등은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후 3분기 실적 시즌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며 "반도체와 하드웨어 등 IT 주요 섹터들의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에너지·화학·철강·운송 등 IT 외 섹터들의 실적도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 중"이라고 분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순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이 IT 섹터에서 나올 전망"이라며 "IT는 작년 대비 10조원 증익(182%)이 예상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분이 8조600억원으로 3분기에도 반도체의 질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IT의 호조 속에 나머지 섹터들은 명암이 확연히 갈린다"며 "민감주 중에서는 에너지(68%)와 소재(36%) 등이 눈에 띄고 금융(11%)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아들 것인 반면 지난해 현대차 대규모 파업에 따른 낮은 기저에도 경기소비재는 15% 내외의 감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5년간 평균적으로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는 안정적 흐름을 기록했다"며 "특히 이번에는 추석 연휴 이후 바로 실적 시즌에 진입, 연휴 이후 시장의 초점은 대내·외 리스크에서 실적 펀더멘털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가 가장 중요하데, 3분기 어닝시즌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연휴 이후 주식시장의 키 드라이버가 3분기 기업 이익이라면 포트폴리오는 IT 업종을 중심으로 은행, 소재·산업재, 게임·미디어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경계해야 하는 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


김효진 연구원은 "가장 불안한 부분은 북미 갈등이 재차 격화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10월10일이 북한 노동당 창건일이기도 한 만큼 경계감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매도세가 지속되는 것 역시 북미 갈등에 대한 리스크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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