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난해 국내기업 접대비 10.9조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접대비가 1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9월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시행으로 접대 문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11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들의 접대비는 10조8952억원으로 지난 2015년(9조9685억원)보다 9.3% 늘었다.


기업들의 접대비는 2008년 7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늘어 2011년(8조3535억원)과 2013년(9조68억원)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수입금액 상위 1% 법인의 접대비는 3조6195억원으로 전체 접대비의 30% 넘게 차지했고, 상위 10% 법인의 접대비 사용까지 합치면 60%가 넘어 고수입 기업들의 접대비가 전체 접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비 사용내역을 보면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2011년 1조4137억원에서 지난해 1조286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이 기간 룸싸롱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9237억원에서 5905억원으로 36.1% 감소했다. 단란주점에서도 법인카드 사용액은 2331억원에서 1804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룸싸롱과 단란주점은 모두 주류 판매와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허용됐지만, 접객원과 독립된 방을 둔 경우 룸싸롱으로 적용하고 있다. 접객원(접대부)이 나오는 '요정'에서 법인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는 등 접대가 오히려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유흥종사자를 두고 주류와 음식물을 제공하며 노래와 연주 및 춤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식 식당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1624억원에서 1067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카바레와 디스코클럽, 나이트클럽 등 춤을 출수 있는 유흥주점업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지난 6년간 37.7% 감소해 지난해 316억원에 그쳤다.


반면 요정의 법인카드 사용실적은 급증하는 추세다. 국세청 업종 분류상 요정은 독립된 객실에서 주류와 안주를 제공하고 접객원이 고객의 유흥을 돕는 유흥음식점이다. 일본의 게이샤처럼 접대부가 나오는 방에서 술과 식사를 접대하는 곳이다.


요정에서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2011년 438억원에서 2012년 869억원, 2013년 1006억원까지 증가했다 2014년 878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2015년 1032억원, 지난해 1104억원으로 늘었다. 6년 전 만해도 요정은 유흥업소 가운데 법인카드 사용금액이 가장 적었지만, 지난해 룸싸롱과 단란주점에 이어 세번째로 법인카드 사용액이 많은 유흥업소가 됐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 이후 1년간 요정에서 결제한 법인카드 금액은 1323억원으로, 시행전 1년간 법인카드 사용액 1127억원을 훨씬 웃돌았다. 같은기간 유흥업소 전체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1조1208억원에서 9838억원으로 감소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 이후 분기별 접대비 사용액을 비교해보더라도 김영란법의 효과는 유흥업계를 제외하곤 없었다고 볼 수 있다"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 농축산물이 크게 타격을 입은 것과 달리 요식업 등 서비스업계 침체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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