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케아, 믿는 구석 있나?...의무휴업 검토에도 '무덤덤'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중기부가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된 이케아에 대해서도 의무휴업 도입을 검토키로 한 가운데 이케아 측은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며 사실상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의무휴업이 도입되더라도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아 매출 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가구, 전자제품, 식자재 등 대규모 전문점에 대한 영업규제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제기돼 온 '이케아 의무휴업 배제'로 인한 복합쇼핑몰과의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손을 대겠다는 의미다. 이케아는 명목상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되고 있긴 하지만 엄연히 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생필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마트 같은 유통업체와 동일하게 의무휴업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당정은 문재인정부 10대 공약 실천의 일환으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나선 상황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대형 쇼핑시설의 의무휴업 내용이 포함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이어 스타필드 하남과 롯데몰 등 대기업 계열의 복합쇼핑몰에도 매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이 도입된다.


이케아는 그 대상에서 빠져있다. 당정이 의무휴업 적용 대상을 매장면적 3000㎡ 이상 대규모 종합 유통사로 국한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쇼핑몰이 아닌 가구 전문점으로 분류돼 이런 규제의 칼날을 피하게 된다.


하지만 오는 19일 개장하는 이케아 고양점에는 기존 광명점처럼 레스토랑과 카페 등 부대 시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스몰란드' 등의 공간도 마련된다. 가구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식기, 조명기기, 음식 등 2만여개에 달하는 제품을 판매한다.


가구 판매를 중심으로 한다고 하지만 복합쇼핑몰과 비슷한 구색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케아 광명점과 고양점은 모두 영업면적이 각각 5만㎡를 넘는 수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규제 대상에 포함된 복합쇼핑몰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8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이케아는 왜 안 쉬느냐"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중기부가 밝힌 의지와 관련해 이케아 측은 "법이 바뀌어 하라고 하면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면서 "자세한 건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규제와 원칙은 반드시 지킨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의무휴업에 따른 타격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타격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라고 답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케아 측은 지난 12일 이케아 고양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미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이케아는 홈퍼니싱 전문 매장이라 대형마트와는 차이가 있다"며 "이케아는 한국의 모든 법규와 규제를 준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케아의 이러한 무덤덤한 반응은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뒤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케아는 광명점 개장 30여일 만에 100만 명, 개장 100일 만에 220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2~30대 연령이 유학이나 어학연수 시절 이케아를 해외에서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 그 층에서 인지도가 높다"면서 "업계 관계자로서 이케아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6~70점이나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한 달에 두 번이든 세 번이든 의무휴업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광명점을 예로 들면, 일요일을 쉰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일요일 매출이 전부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며 "고객들이 월요일이나 토요일로 분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선 "이케아 가는 분들은 마음 먹고 가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케아를 가는 고객들은 높은 충성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케아 점포가 근거리에 두 곳이 생긴 건데, 만약 첫째·셋째 주는 광명점이 쉬고 둘째·넷째 주는 고양점이 쉰다면 서로 보완이 될 것"이라며 이케아가 의무휴업 대상이 돼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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