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美中 의존 줄이고 인도·러시아·아세안 등 新시장 공략

인도·러시아, 내수 판매 고공행진
아세안 시장 공략 위해 TF 구성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와 러시아 시장에서 매출 극대화를 꾀한 데 이어 아세안 시장까지 공략하는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인도에서 월간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9월 인도 내수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4% 증가한 5만28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1996년 인도를 진출한 이래 월 최대 판매량이다.


  3분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 증가한 13만3000대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16.3%로 일본의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판매량 2위에 등극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2020년까지 500억 루피(약 8780억원)를 투자해 8개의 신차를 개발할 예정이다.


  러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한 1만5899대를 판매해 내수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인기 차종인 '쏠라리스'는 지난해 9만380대가 판매되며 연간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이 같은 러시아 시장 확대에 힘입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대차 제2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부회장도 지난 3월에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7월엔 인도 현지법인을 방문하는 등 인도·러시아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성공한 현대차는 최근 아세안(ASEAN) 시장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세안은 1967년 설립된 동남아 국가 연합체로,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아세안 국가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316만여대로 글로벌 전체 판매량(8400만대)의 약 3.8%에 불과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현재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영업본부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실 산하에 아세안 TF(태스크포스) 팀을 신설했다. 아시아 자동차시장 판매 전문가로 꼽히는 정방선 현대차 아중아실장이 아세안 TF팀장을 맡았다.


  시장조사와 해외정책, 생산기술, 제품기획 등 다양한 분야 10명 내외의 인력으로 꾸려진 TF는 동남아 시장 판매망 구축과 투자 확대를 위한 현지 시장조사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세안 시장은 현재 일본차 점유율이 매우 높아 당장 성과를 내기엔 어려운 시장"이라며 "어떻게 하면 아세안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지 공부할 필요가 있어 TF를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매우 괜찮은 편"이라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수요가 증가해 인도 시장에만 판매하는 소형 SUV '크레타' 등을 개발했고 소형차인 그랜드 i10, i20 등도 현지시장에 맞춰 내놨다. 현지화 전략이 매우 잘 된 케이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역시 불황이던 시절에도 미래를 내다보고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한 게 최근 경기가 살아나면서 빛을 보고 있다"며 "쏠라리스 같은 차량이 현지에서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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