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벽 뚫어도 멀쩡하다더니'... 2억대 '벤츠 지바겐', 안전성 도마

비상제동장치·A필러 등 의혹…경찰 결함여부 조사
출고가 2억500만원…벽 뚫는 광고영상과 너무 달라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배우 고(故) 김주혁(45)씨 사망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 지바겐(G63 AMG)의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삼성동의 영동대로의 한 아파트 정문 근처에서 일어난 차량 전복 사고로 사망했다. 김씨의 차는 앞서가던 그랜저 차량을 두 차례 추돌한 후 인도로 돌진했다. 이어 화단을 밀고나가 근처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후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차량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구조대원은 40여분간 구조작업을 벌인 후에야 김주혁을 차량 밖으로 구출할 수 있었다. 김씨는 서울 화양동 건국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이날 오후 6시30분께 숨졌다. 김씨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에어백도 정상 작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차량이 크게 찌그러져 블랙박스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의 직접적 사인은 즉사가 가능한 수준의 두부 손상이다. 사고 당시 아파트 벽과의 충돌로 머리를 다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비상자동제동장치 등이 동작하지 않은 점, A필러(전면부 유리창 좌우 기둥)의 파손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아 급발진 의혹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차종인데 비상자동제동장치 등이 동작이 안 된 이유 등에 대해서 살펴봐야 한다"며 "심근경색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면 급발진 등 차량 결함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A필러의 파손도 문제다. 사고 직후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사고 지바겐의 A필러가 심각하게 훼손돼 있다. A필러는 운전자의 머리와 가장 가까워 차가 전복되거나 충돌했을 때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성을 높인 재질로 만든다. 일각에서는 전면부 범퍼가 아닌 A필러가 아파트의 콘트리트벽과 충돌해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차량결함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차량을 공급사 등에 보내지 않고 보관하고 있으며, 벤츠 측에 몇 가지 확인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차량은 지바겐'으로 불리는 '벤츠 G63 AMG' 이다. 배기량 5500cc급 지프형으로 출고가 2억500만원이다. 최대출력 571마력, 최대토크 77.5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 모델에는 '가장 튼튼한 차'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벤츠는 이 차가 벽을 뚫는 광고를 선보이며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이 광고에서 지바겐은 빠른 속도로 벽을 뚫고 달리지만 차체는 찌그러짐 하나 없고, 운전자 역시 멀쩡하다.


  하지만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국제 공인기관에서 인증받은 충돌 등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차량이 충돌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검증한 것과 달리, 벤츠는 그동안 G바겐의 각진 외형과 프레임 구조를 내세워 안전성을 강조해왔다는 설명이다.


  김씨가 서울시내에서 차량을 몰다 사망사고를 당하면서 소비자들은 벤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누리꾼 'kiyk****'은 "우리나라에서는 리콜도 안 하고 차만 많이 팔려고 하더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며 "안전벨트 매고 에어백도 터졌는데 즉사수준의 충격이 가해졌다니…"라고 말했다.


  'boll****'은 "내구성이 좋다는 평판이 있던 차량인데 쪽 재조명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0insa****'은 "고속도로도 아니고 시내에서 전복됐는데 차가 그렇게 종이박스처럼 구겨지다니 벤츠도 믿을 게 못된다"고 말했다.


  벤츠 측은 "경찰이 조사중인 사안인만큼 공식입장을 내기 어렵다"며 "고인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협조 요청에 대해서는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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