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미 한 번 팠다?'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중 상하수도 배관 발견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들이 암매장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발굴하던 중 땅 속에서 상하수도 배관이 발견됐다.


  배관을 묻기 위해 최소 한 차례 이상 굴착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암매장 발굴 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 암매장 발굴 작업이 오전 한 때 중단됐다. 애초 파악하지 못한 플라스틱 재질의 배관 2줄이 암매장 발굴 과정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기념재단은 발굴 작업에 앞서 법무부를 통해 암매장 추정 장소 주변에 1999년과 2003년 두 차례 도시가스 배관이 매설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매설된 가스 배관을 피해 발굴 작업을 진행했는데, 확인하지 못한 배관이 이날 발견됐다. 또 이 배관 아래 철재 상하수도 배관이 매설돼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배관이 묻혀 있는 곳은 교도소 북측(담양 방면) 담장 바깥쪽, 테니스장 인근부터 교도경비대 관사 앞까지 117m 구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암매장 발굴 조사가 이뤄질 곳이다. 이날 발견된 상하수도 배관의 존재는 1980년 5월 이후 최소 한 차례 이상 땅을 파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 암매장 발굴 조사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법무부와 광주교도소 측에 배관의 용도와 설치 시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설 변경 자료 등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념재단은 3공수여단 본대대장이었던 김모 소령이 1995년 5월29일 서울지검 조사 당시 "12구의 시신을 부하들과 암매장했다"는 진술 조서를 확보해 암매장 추정 장소를 특정했다. 조서에는 암매장한 장소의 약도도 남아 있었다.


  김 소령은 '관을 사용하지 않았고 가마니로 시신 2구씩 덮고 묻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기념재단은 최소 6개의 구덩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18 직후 교도소 관사 뒤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80년 5월31일 '광주사태 진상 조사' 문건에는 이른바 '교도소 습격 사건'으로 민간인 27명(보안대 자료 28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단순계산으로도 16~17명의 신원과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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