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WSJ "트럼프 방중, 무역적자 풀기보단 의문점만 제기될 것"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미국 경제의 적”으로 규정한 중국을 방문하면서 지난해 기준 3470억 달러(약 388조 원)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풀겠다고 공언을 했지만,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보다 많은 의문점들만 제기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중 무역압박을 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후 보다 강경한 대중 무역정책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중국 시장 개방과 관련된 공동성명 발표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 기간 중 대중 무역과 관련해 수위 높은 발언은 내놓지 않고 양국 간 우호관계만 강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당장 북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 중국 무역 압력을 높일 것이냐는 질문에 “당신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북한이라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전설의 복서인 무하마드 알리가 즐겨 사용했던 ‘로프 어 도프(rope-a-dope)’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역 시절 알리는 로프에 몸을 기댄 채 방어 위주로 경기하다가 상대가 지칠 때를 기다려 불시에 반격을 하는 전법을 구사했다. 중국 역시 시간을 끌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스스로 지칠 때를 기다라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가 권투용어까지 동원하면서 미중 간 무역관계의 현재 상황을 설명한 것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강경한 대중 무역정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WSJ는 풀이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 대중 무역 제재 조처들을 풀어놓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그동안 대중 무역적자 해소 문제에 대해서는 말만 무성했을 뿐 실질적인 조처는 사실상 거의 취해진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4월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경제대화(U.S.-China Comprehensive Economic Dialogue)’ 구상을 밝혔다.


당시 미중 정상은 ‘포괄적 경제대화’를 통해 양국 간 무역 긴장을 줄이고, 중국의 시장 개방 조처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는 하자고 합의했다. WSJ은 그러나 다음 달 중국이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를 통해 내놓은 5~6가지 약속들은 대부분 기존의 약속들을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7월 대화는 양국간 새로운 합의조차 내놓지 못한 채 무산되고 말았다.


  현재 미중간 포괄적 경제대화는 일정마저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 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1인 집권 체제를 대폭 강화한 시 주석은 경제에 대한 중앙통제를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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