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내 자동차·철강업계, 트럼프 입에 '관심집중'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6일 국내 자동차· 철강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무역 불균형 사례로 꼽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해 어떤 강성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한미 FTA폐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그의 발언 수위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가득이나 경쟁 심화와 반덤핑 조치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미국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은 상당한 곤경에 맞딱드릴 수 있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주장했고,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자동차와 철강을 대표적 무역 불균형 사례로 지목했다.


  지난달 초에는 한미 FTA 협상을 담당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이 사람이 너무 미쳐서 당장이라도 손을 뗄 수 있다고 그들(한국인들)에게 말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과 함께 무역균형을 주요 의제로 삼을 전망이다. 다만 철강이나 자동차 등 구체적 분야까지 언급할 지는 미지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개정으로 미국이 자동차·기계·철강업의 관세율을 올리면 앞으로 5년 동안 수출이 최대 170억달러(약 19조원) 감소하고, 일자리는 15만4000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FTA 개정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힘든 길을 걸었던 우리 산업이 또다른 암초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등 북한 이슈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지만 통상 이슈가 언급될 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미국이 관세를 올릴 경우 판매인센티브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시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미국 내에서의 경쟁 심화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줄어든 9만740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철강업계의 경우 FTA 개정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무관세 협정 원칙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반덤핑관세 등으로 압박을 할 수 있는 만큼 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진출을 억제하고 있다. 일부 한국산 철강재에는 최대 65%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됐고, 현대일렉트릭이 미국에 수출하는 대형 변압기에도 61%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됐다.


  지난달에는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최대 46%의 반덤핑 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 수출이 가장 많은 넥스틸의 관세는 기존 29.76%에서 46.37%로 올랐고, 현대제철과 휴스틸은 기존 16.25%의 관세 폭탄을 맞았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WTO 하에서 무관세이기 때문에 FTA 개정의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반덤핑 관세 등으로 미국으로부터 이미 통상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통상 방향을 볼 수 있다고 판단, 트럼프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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