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제유가 상승에 기름값 뜀박질…서울 ℓ당 1600선 돌파

전국 휘발유 가격 ℓ당 1518원, 서울 휘발유 가격 ℓ당 1621원
정유업계, 고정 유류세 체계 개선해야 기름값 잡을 수 있어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주유소들의 기름값도 거침없이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43센트 하락한 56.74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보다 41센트 내린 배럴당 63.52 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 증가 등에 의해 이날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사우디의 원유 수출 축소 계획 발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고조 심화, 미국 달러화 약세 등으로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보통 휘발유 가격은 ℓ당 1518원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ℓ당 1621원으로 전일대비 0.68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전국 평균 ℓ당 1309원, 서울의 경우 ℓ당 1418원의 가격을 보였으며 LPG는 전국 평균  ℓ당 884원,  서울은  ℓ당 924원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휘발유 가격의 경우 7월1일 1539원에서 8월1일 1542원으로 상승세를 보인 이후 꾸준하게 올라 이달 1일 1609원을 기록하며 1600원 선을 돌파했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한 이후 주유소 가격에 유가 상승분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20~30일 정도 걸려야 하지만 국내 주유소의 가격 인상은 이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휘발유·경유·LPG 가격에서 세금을 제외한 정유사 공급가격이 아직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주유소 업주들이 자의적으로 기름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국내 정유업계는 유가가 하락했을 때는 제품 가격을 낮추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유가가 오르면 기름값을 빨리 인상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름값 인상이 서민 생활에 밀접한 만큼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정유업계 측에서는 유류에 대해 세금이 정액제로 부과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유가 변동에 따른 기름값의 널뛰기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휘발유 값에 붙어있는 세금을 살펴보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529원에 달한다. 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반영되고 있다. 이를 ℓ당 1564원 수준으로 계산해볼 때 세금은 936원에 달한다.


  세금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커 유가가 올랐을 때 개별 주유소 사장들이 손실액을 막기 위해 기름값에 국제 유가 상승분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고정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을 낮추고 개별 사업자들이 기름값에 국제 유가 상승분을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하락했을 때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변동폭이 적은 이유는 유류세가 정액제로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제 유가가 올랐을 경우 주유소 기름값에 빠르게 반영되는 이유도 유류세가 높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개별 사업자가 손실액을 막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유회사에서 공급되는 제품에 마진을 붙여서 파는 것은 개별 주유소 사업자의 몫"이라면서도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고정세를 낮추고 유가 상승분에 따른 인상을 늦출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