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빠진 일본 주도 TPP 타결…한국 車업계 부정적 영향?

세계GDP 12.9% 11개국 자동차부품 관세철폐 추진
日 자동차 수출서 유리한 고지 선점…"장기적 악재"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미국이 빠진 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돼 국내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불참해 당장 파급 효과는 적지만, 멕시코와 베트남이 포함된 중남미· 동남아 국가에서 일본산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중장기적으로 또하나의 악재일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업계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지난 11일 CPTPP(TPP를 위한 포괄적·점진적 합의) 타결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지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탈퇴하며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쪼그라들었지만 여전히 TPP에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9%, 교역량의 14.9%를 차지하는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다. 당사국들은 자동차부품 등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를 추진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2019년 상반기 중 TPP를 발효키로 했다.


  캐나다는 자동차용 에어컨과 브레이크, 차체, 변속기 등 대부분의 부품에 대한 관세 6%를 즉시 철폐한다. 멕시코와 뉴질랜드는 엔진 등의 관세 5%를 즉시 철폐하고 나머지는 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할 방침이다. 변속기·클러치 등에 최대 27%의 관세를 부과했던 베트남의 경우 대형 엔진의 일부 부품과 에어컨 부품에 대한 관세 3%를 즉시 철폐하고, 나머지는 4~11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할 예정이다.


  일본은 TPP를 통해 역내 경제적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과 베트남은 경제연대협정(EPA)를 체결한 상태지만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에 일정한 관세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TPP가 발효되면 일본에서 생산한 부품으로 베트남에서 완성차를 생산해도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도요타와 혼다 등 캐나다에 생산 시설을 둔 자동차업체들 역시 혜택을 보게 된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TPP로 인해 수출경합도가 높은 일본의 경쟁력이 상승함에 따라 상대적인 피해를 보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와도 관세를 낮추는 협정이 체결된 곳도 많아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거나 당장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일본 중심 경제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이라 달가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멕시코·베트남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고 일본과 우리가 경합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일본이 혜택을 얻으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고, 한국 업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우려할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CPTPP 당사국 역내에서 일본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며 "해당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 등 더 노력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부품업체의 관계자는 "부품시장은 완성차, 중고차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