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내 반도체 업계, '고점 논란' 일축…"장기적으론 몰라도 아직 아냐"

업계, 반도체 고점 주장에 "장기적으로는 조정 가능해도 아직은 아냐"
"호황에 따른 조정 있을 수 있지만 현재는 상승세가 완만해지는 정도"
"中개입 시기·영향력 두고봐야…현재 투자는 단기적 생산량에 영향 없어"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9일 "지금이 고점이라는 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반도체 상승세가 이어졌기에 조정은 있을 것이지만 상승세가 완만해지는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이 일정 기간 이어졌기에 성장세가 누그러질 수는 있어도 단기간에 급속도로 하락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4차 산업혁명이 눈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체들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는데다 머신서닝, IoT(사물인터넷) 등에서 수요가 발생한다는 전망이다.


  앞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 10월 "내년 상반기까지는 (슈퍼사이클이) 확실한데 하반기의 경우 수요는 좋은데 공급을 봐야 한다"며 반도체 호황기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과잉은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내용"이라며 "투자가 많아지면서 공급 과잉으로 간다는 우려가 있는데 미세화 공정이 많아지면서 장비 등의 가격이 더 비싸고 공간도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투자 대비 예전처럼 생산량이 늘 수가 없다"며 "20나노 공정까지만 해도 그랬지만, 이제는 기술력의 한계로 바로 10나노 양산이 아니라 조금씩 사이즈를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반도체 라인 신설 및 증설에 29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SK하이닉스는 투자 액수를 올 초 7조원에 비해 2조원을 늘렸다. 하지만 라인 증설 등이 최소 1~2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 과잉 우려는 1차원적인 분석이라는 얘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은 설비시설 감소와 공정전환 효율 급감이 발생됨에 따라 신규 장비의 증설 없이는 시장 수요를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년 전만 하더라도 전년 대비 2% 증가 규모의 장비 증설이 큰 폭의 공급과잉을 일으켰지만, 올해는 동일 수준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낸드의 경우 20나노까지는 크기를 대폭 줄이는 것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10나노로 가기까지 3~4단계로 나눈 기술 개발이 이행되고 있다.


  반도체 고점론을 펼치는 측은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IT업계의 발전,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서의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으로 전반적인 반도체 수요가 늘었지만 내년부터는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19년까지 중국에 건설되는 반도체 공장은 15개에 달한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나서게 되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상위권에 있는 한국 기업과 중국간에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데다가 아직까지는 양산 체제가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증가로 가격 하락세 등의 상황이 일어나면 생산량 조율을 통해 대비하기 마련"이라며 "관건은 가격 조정 시기와 하락세가 얼마 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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