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도권 입주폭탄 현실화, '공급 쇼크' 우려 커진다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경기도 지역의 신규 분양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가 심상치 않다. 각종 지표들이 내년 입주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에 내년부터 입주 물량 폭탄이 터지면 역(逆)전세난은 물론 '깡통 전세'(매매가가 대출금과 보증금을 합한 금액보다 작은 집)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3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43만2502가구로 올해 39만7994가구보다 8.7% 증가한다. 


  이 중 수도권이 21만7057가구로 올해보다 23.5% 증가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는 16만1525가구로 올해보다 약 20%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입주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입주 물량은 쏟아지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과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하면서 일부 지역은 '공급 쇼크'가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인 화성, 용인, 오산, 안성, 수원 등이 입주물량 부담이 크다. 경기 화성시는 3만3609가구로 시 중에서는 가장 많으며 경기 용인시가 1만5512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김포시, 시흥시, 세종시, 경남 창원시 등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만 가구 이상 입주가 대거 몰릴 전망이다.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도 하락세다. 실제 경기도 아파트 전세 시장은 9년 만에 처음으로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경기도 전세수급지수는 98.8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8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전세 수요가 많을수록 100을 웃돌고 반대면 100을 하회한다.


  이 달 첫 주 경기도 전셋값 역시 전주 대비 0.03% 내리며 6주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동탄2신도시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수천만원 떨어지면서 1억5000만~1억8000만원 사이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지만 이마저도 입주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매가 역시 하락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인천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1%로 지난해 3월 4일 이후 1년 9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월세 전환율은 (월세×12개월)÷(전세금―월세보증금)×100으로 계산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은 6.3%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서울의 경우는 내년에 3만4703가구로 올해 대비 28.1% 늘어나지만 재건축 재개발 위주라 멸실 주택 대비 신규 주택이 많지 않아 물량부담은 적다.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5.3으로 전주보다 소폭 올랐지만 5주째 130선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경기 남부의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 만기 후 재계약시 전세금을 돌려주거나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운 역전세난 우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주택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분양자의 잔금대출 마련도 어려워지면서 전세 물량이 예상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2년 후에는 급격히 전셋값이 오를 수 있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40만 가구 안팎의 물량이 연이어 공급되는 만큼 내년부터는 저렴한 보증금에 전세를 구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싼값에 전세를 구할 수 있으나 추후 재계약 시에는 시세 회복으로 인상폭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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