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들, '고신용자 대출' 늘고 중·저신용자 낮아져

은행 신용대출 중 고신용자 비중 8.7%p 나홀로 증가
"은행, 평판훼손 등 우려해 중·저신용자 대출 기피"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은행 신용대출 문턱은 고신용자에게는 낮지만, 중·저신용자에게는 높기만 했다.

최근 2년간 은행들이 고신용자에게 내준 가계 신용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오히려 감소해 양극화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4일 국회에 제출한 '2017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은행권 가계 신용대출 120조9000억원 가운데 고신용자(1~3등급) 비중은 56.4%로 119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신용자(4~6등급)와 저신용자(7~10등급) 대출 비중이 각각 31.7%와 11.9%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특히 고신용자 비중은 최근 2년간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15년 이후 고신용자 대출은 8.7%p 확대됐다. 반면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6.0%p, 2.7%p씩 줄어들었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위험 부담이 적은 고신용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내 준 것이다.


중·저신용자들은 은행의 외면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9월중 은행의 중신용자 대출금리는 4.6~7.6% 수준이었지만, 비은행금융기관은 13.4~22.5%로 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저신용자는 상황이 더 안 좋았다. 제2금융권에서 조차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최근 2년간 0.3%p 감소한 수준에 그쳤으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5.4%나 줄어들었다. 제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리기 힘든 저신용자는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 등에 내몰릴 수 밖에 없게 된다.


한은은 "은행들은 자산건전성 악화와 높은 금리적용에 따른 평판훼손을 우려해 2014년 이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신용자에 대해서도 신용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역선택을 우려해 대출을 기피하거나 대출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계 신용대출 시장에서 시장분할 심화와 업권간 금리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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