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순실 "삼성 승마지원은 '로드맵' 따랐을 뿐"

정유라 지원 전제로 한 특검 측 질문에 이의신청도
"1심 증언거부는 특검이 새벽에 정유라 데려가 패닉"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최순실(61·최서원)씨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의 승마지원은 예정된 '로드맵'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자신의 딸을 위해 지원한 것 아니냐고 묻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여러 차례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 등 5명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최씨는 "2016년 1월 초순께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한테 '말(카푸치노) 구입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제가 산다고 해서 사는 게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엄청 체크한다.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말을 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단정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검토해달라"는 취지냐고 재차 묻는 특검 측 질문에 "검토해 달라고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삼성에서 말(카푸치노) 사는 것에 대해 황 전 전무가 의사결정 하는데 상부에 보고해 보겠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최씨는 "말을 사는데 제1 조건이 삼성이 말 사서 알아서 한다고 했고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제가 설명할 수 없다"면서 "분명히 말하는 건 수의사가 체크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또 특검이 "원래 카푸치노를 사려고 했는데 무산되고 150만 유로 비타나, 50만 유로 라우싱 해서 200만 유로 두 마리 사게 됐는데 경위가 뭐냐"고 묻자 "경위가 뭐가 필요하냐 삼성 로드맵에 있다"며 "말 하나와 작은 말, 선수 6명 선발하기로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씨는 특검이 "정유라가 시승하고 탈 말이라고 피고인들도 증언했다"고 말하자 "(당시 독일에) 유라 밖에 없어서 그렇게(시승) 된 것이고 선수들이 더 올거라서 삼성이 로드맵에 따라 한 것"이라며 "유라가 탈 것이라고 해서 시승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삼성의 승마지원이 자신의 딸 지원을 전제로 이뤄졌다는 특검 측 주장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판장에게 이의신청하기도 했다.
 
  또 본격 증언에 앞서 "1심때 증언을 거부한 것은 유라를 새벽 2시에 특검이 여자 수사관 없이 데리고 가서 10시까지 행방이 묘연해, 멘붕 상태로 패닉이 와서 거부한 것으로 참작해 달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 측은 지난해 1월 11일 황 전 전무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당시 최씨가 황 전 전무와 통화한 내역과 문자 메시지를 토대로 말 구입에 최씨가 상당부분 개입한 것으로 의심, 집중 추궁했다.


  특검은 황 전 전무가 1월 11일 오후 2시37분 '사장님 그랑프리급 세금 포함 170만 유로 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문자를 박 전 사장에게 보냈고, 오후 3시1분 박 전 사장으로부터 '오케이'라고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최씨와 황 전 전무는 오후 2시35~45분까지 5차례 문자를 주고받았고, 특히 2시35분께는 황 전 전무가 박 전 사장에게 그랑프리급 말 구매 허가 요청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후 4시48분 황 전 전무와 154초간 통화한 내역도 밝혔다.


  특검은 "최씨가 이날 황 전 전무와 연락 주고받은 건 170만 유로 말(카푸치노) 구입때문 아니냐"고 물었지만, 최씨는 "그런 것 같지 않다. 확실히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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