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삼성전자, 고점 논란으로 한달 반새 주가 14% 하락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부진 전망과 반도체 고점 논란에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오전 11시59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6만2000원(2.44%) 내린 248만2000원에 거래되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가(287만6000원)를 찍었던 지난달 2일 이후 약 한달 반만에 14%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맥을 못추는 이유는 올 4분기 원·달러 환율 하락과 기대를 밑도는 스마트폰 및 부품 사업 부진, 성과급 지급 등으로 인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반도체 슈퍼호황 고점 논란도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시장이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의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어 JP모건도 삼성전자를 내년도 최선호주 명단에서 제외,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흔들린 바 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던 국내 증권사들도 최근 들어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내리는 국내 증권사도 등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도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7000억원으로, 당사 기존 전망치였던 16조5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성과급 지급에 따른 것으로 성과급 지급 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16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이 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부문별로는 스마트폰 출하 부진 및 성과급 지급에 따라 IT·모바일(IM) 부문과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시장의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이익 증가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감안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나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를 반영해 적정주가는 소폭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곧 발표할 내년 D램 투자 규모 및 시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평택 라인 2층 2차 투자의 방향에 따라 이미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낸드 업황과 아직은 양호한 D램 업황의 둔화 시기 및 강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25만원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려잡으며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낼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부문 성과급 비용반영과 원화 강세로 인해 4분기 영업이익을 15조3000억원으로 추정치인 16조6000억원 대비 8% 하향 조정한다"며 "매출액도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당초 추정대비 7% 낮은 68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환율과 성과급 영향을 제외하고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사업은 IM 부문과 DS(부품) 부문"이라며 "내년 하반기 메모리가격 하락으로 실적모멘텀 둔화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낮은 주가와 주주환원 개선 등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유지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여전히 삼성전자의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최근의 주가 조정을 오히려 저가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증권사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추정 실적을 매출액 274조원, 영업이익 66조7000억원, 순이익 49조9000억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 320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 영업이익(16억3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나, 이는 반도체 부문 특별 상여금 반영, 스마트폰 출하 감소, DS 사업의 원화강세 영향 때문으로 이러한 일회성 요인이 없었다면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웃도는 것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은 지속되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의 강력한 시장입지와 탁월한 원가절감 능력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반도체 부문의 이익 창출력은 뛰어날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도와 양호한 배당수익률을 확보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에도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강세와 OLED 출하 증가로 추가 실적 상향 여지도 큰 상황이며, 이익 증가는 곧 우호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직결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전세계 기술 대형주 중  내년 주당순이익(EPS)과 DPS(주당배당금) 성장 가시성이 가장 뚜렷한 업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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