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박영수 특검, 이재용 12년 구형..."깊이 반성하고 엄숙히 사과해야 할 것"

1심 때처럼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구형
"반성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국민 생각한다면 먼저 엄숙히 사과해야"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특검)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심에서도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증거 앞에 겸허한 진실 발견 협조와 반성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피고인들이 진정으로 삼성 주주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먼저 깊이 반성하고 엄숙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2심 구형의견 역시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박 특검이 직접 나와 전했다.
  
  특검은 지난 8월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도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특검 측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이 부회장 측은 전면 무죄를 주장하며 쌍방 항소했다.


  박 특검은 "이 사건은 단적으로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며 "피고인들은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 공판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진실을 외면해 왔다"고 강조했다.


  박 특검은 특히 이 부회장 측이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행위에 대해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기업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양과 질은 그 나라 자본주의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최서원(순실)을 위해 고가의 말을 사주고 거액의 자금을 공여한 행위,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든 사단과 재단에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불법 지원한 행위를 사회공헌 활동이라 주장하는 것은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등은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21)씨 승마훈련 비용, 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 지원 명목으로 총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정씨 승마 및 영재센터 지원과 달리 공여액이 가장 큰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220억2800만원 부분은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에 따른 삼성전자 자금 횡령 혐의, 최씨 소유 페이퍼컴퍼니인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와 허위 용역계약을 맺고 돈을 송금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뇌물공여 및 업무상횡령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최씨에게 제공한 말을 삼성전자 소유인 것처럼 꾸미는 등 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도 있다.


  특검은 2심 재판 과정에서 공소장 변경을 수 차례 변경하는 등 형량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정유라(21)씨 승마 지원에 각각 단순 뇌물공여 혐의와 제3자 뇌물 혐의를 추가했고, 1심 판결에는 없었던 2014년 9월12일 안가에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추가 독대 정황을 공소사실에 보탰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특검이 2014년 9월12일 독대 여부를 묻자 "없다"면서 "그걸 기억 못하면 내가 치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특검은 구형의견을 통해 "안종범 증언 및 업무수첩, 안봉근 진술, 김건훈 일지 등을 통해 입증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 기존 태도와 비슷한 양상이다. 2015년 7월 독대에 대해서도 승마 관련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가 유지하지 못하고 특검 조사에서 변경했다. 이런 태도를 보면 피고인들이 왜 2014년 9월12일 독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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