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 '산 넘어 산'...판매부진에 환율악재까지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자동차 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판매부진과 환율하락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완성차 업체들은 새해 들어서도 상황이 급반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원화마저 가파른 오름세 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올 한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5개 완성차업체는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보다 6.9% 줄어든 819만6053대의 차량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중국과의 사드갈등, 미국시장의 경쟁심화, 국내시장의 소비침체, 환율하락 등이 판매에 악영향을 미친 요인이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064.5원)보다 0.5원 오른 1065원으로 출발했다. 지난 2일에는 1061.2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3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7월초까지만 해도 1150원대(7월6일 1157.4원)였던 환율은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하락했다. 환율이 1060원선에 바짝 다가오면서 수출 기업들의 환율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050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환율하락)를 띠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가격이 올라 국제무대에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고 일본과의 경합도가 큰 자동차업계는 환율이 하락하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자동차업계의 맡형격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70만대 적은 755만대로 설정했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다, 원화가 강세를 띠면서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세계자동차 시장이 9372만대로,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올해 2456만대에서 내년 2423만대로 1.3% 줄고, 미국 역시 올해 1728만대에서 내년 1698만대로 시장이 1.7%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업체들의 글로벌 판매가 줄어들면 자동차부품업체, 타이어업계 등이 줄줄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환율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 많다"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이 침체되며 글로벌기업들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데 환율까지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연초부터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돼 당초 예상보다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가 염려될 수밖에 없다"며 "전기·전자나 철강, 자동차 모두 (환율의) 영향을 받는 품목들"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환율변화는 올해 실적 전망에 더 큰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올해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의 수요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미국시장의 수요감소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시장 수요도 정체될 전망"이라며 "중국시장 성장세는 큰 폭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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