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천 AI 농가서 반출된 계란 19만개 회수 못했다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수도권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로까지 확산되자 정부가 계란 반출을 통제하고 나섰다.


여기에 육계의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 발령에 이어 예방적 살처분도 계속 이뤄지면서 계란과 닭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가격 급등 우려가 나온다.


먹거리 불안감도 확산할 조짐이다. AI 발생 농가에서 이미 약 39만개의 계란이 시중에 유통돼 절반 가까이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포천 산란계 농가 AI, 호남과 같은 'H5N6형' 판명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포천시 영북면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신고된 AI 의심축에 대한 중간검사결과 'H5N6형' 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고병원성 AI로 판명난 호남권 오리농가도 'H5N6형'이었다. 고병원성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I 바이러스의 고병원성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검사결과는 약 3~5일 소요된다.


이번 겨울 들어 닭 농가에서 AI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농가는 지난 AI 사태 때인 지난해 11월 22일 포천에서 최초로 AI가 발생해 사육 중인 23만1500마리를 살처분했고, 지난해 8월 19만7000마리를 재입식해 사육하던 중 AI가 또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AI 검출이 확인되기 전인 지난해 12월27일부터 1월2일까지 1주일 간 38만5000여개의 계란이 유통됐으며, 현재까지 20만개만 회수된 상태다.


계란은 신선식품 특성상 생산에서부터 소비까지 기간이 짧아 아직 회수하지 못한 19만개는 이미 소비됐을 가능성이 크다. 먹거리 불안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해당 농가에서 반출됐다가) 회수한 계란은 폐기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지금 추적해서 회수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농가에 드나는 차량 등 역학관계가 드러난 농가가 현재까지 44곳으로 확인돼 산란계 농가에서 AI가 추가로 검출될 수도 있다. 김포·평택 각 3곳, 안성·양주 각 2곳, 원주·철원·횡성·세종시·전북 남원·충남 부여 각 1곳 등이다.


◇정부, AI 추가방역대책 발표…전국 계란 출하 통제

 전라남·북도 지역 오리 농가를 중심으로 번지던 AI가 수도권 닭 농가로 옮겨가자 정부가 추가 방역대책을 내놨다.


  이번 AI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강원도 인접 지역에서 발생한 만큼 지역적·시기적으로 AI 상황과 대응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우선 강원 지역은 AI 발생 지역의 가금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소규모 가금 농가를 대상으로 수매와 도태(7177 마리)를 완료했다.


전국 산란계 농가에서는 주 1회 간이키트 검사를 실시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 한해, 자치단체에 사전 등록·신고한 유통 상인에게만 계란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계란 운반 차량의 농장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인근에 거점 환적장을 설치하고, 계란 반출은 주 2회로 제한한다.


또 인근 농가로 AI가 쉽게 전파될 수 위험성이 높은 산란계 밀집 사육단지에는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통제단을 배치해 차량 관리하는 등 방역도 강화한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AI 발생 경로가 작년처럼 절대 반복되는 사례가 없도록 포천 농가와 역학관계가 나와있는 농가에 대한 즉시 정밀조사에 들어갔다"며 "특히 농가 단위로 운반을 하되, 거점 환적장 내에서 추가적인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어서 48시간 이동중지명령과 함께 계란집하장과 임시환적장 등의 차량 통제와 소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 때 백신주 사용도 검토한다.


김 장관은 "백신주를 사용하겠다고 확정적인 계획이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비해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어 그런(백신주 사용)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우리가 도저히 방역 차원에서 관리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에는 대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백신주 (도입)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닭·계란 값 뛰나…가계 시름 커진다

AI의 전국적 확산으로 산란계와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가격이 급등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29개 농가 68만 마리의 오리를 살처분 한 데 이어 포천 산란계 농가의 AI 발생으로 반경 3㎞ 이내 18개 농가 69만7000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김 장관은 "현재 일시이동중지 명령으로 육계의 반출에 지장이 있긴 하나 육계 값이 평균 값에 비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가격 인상은)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며 "반면 오리의 경우 물량이 조금 부족한 상황으로 파악돼 수급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 값과 관련해서는 "현재 5000원 중반대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며, 현재로서는 긴급하게 (계란을) 수입해야 될 상황도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수급 상황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