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알뜰폰 업계, '무제한 요금제' 폐지...올해 사업구상도 못해

CJ헬로, 3만3000원 무제한 요금제 폐지
"아직 올해 사업구상도 못해...미래없다"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경영난에 빠진 알뜰폰 업계가 파격적인 요금제로 가입자를 유치하던 '무제한 요금제'를 잇따라 폐지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언제 문닫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망 도매대가 협상이 무제한 요금제 원가에도 미치치 못하는 수준에서 타결된데다, 최근 이통사의 25% 선택약정요금제로 빠져나가는 고객이 늘면서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도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장기 경영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1위 업체인 CJ헬로는 지난달 31일 '10기가바이트(GB) 33 요금제' 이벤트를 종료했다. 월 3만3000원에 음성·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던 요금제였지만 접은 것이다. 


  CJ헬로 관계자는 "원래 지난해까지 한시적으로 진행하던 이벤트 성격의 요금제였다"며 "다만 망 도매대가 협상이 원활히 타결됐으면 이벤트를 연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는 사용자들을 위해 월 2만2000원에 데이터 10GB와 음성통화 100분을 제공하는 '보편USIM 10GB' 요금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10GB를 다 사용하면 추가사용 부분을 과금하는 구조여서 기존 무제한 요금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동안 알뜰폰 업계는 CJ헬로와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만이 무제한 요금제를 유지해왔다. 미디어로그는 월 3만2890원에 무제한 유심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도 원가를 살펴보면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알뜰폰에서 무제한 요금제는 사라질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무엇보다 알뜰폰 업계 활성화 대책으로 제시된 망 도매대가 협상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는 대신 망 도매대가 10% 인하를 약속했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중심요금제의 도매대가 비율을 전년대비 평균 7.2%포인트 인하에 그쳐다는 점이다. 무제한 요금제에 해당하는 11GB 이상 구간은 1.3~3.3%에 그치며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선택약정요금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입자 이탈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1월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이탈한 가입자는 6만1913명이다. 반면 알뜰폰으로 넘어온 가입자는 5만7270명이다.


  이는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이탈한 가입자가 반대의 경우보다 4643명 더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심화되면서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그동안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 700만명을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5일부터 이통3사의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확대 시행됨에 따라 요금 경쟁력이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협회 관계자는 "최근 판매점을 방문해 보니 현장에서 선택약정요금제 가입자가 전체 70% 수준"이라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가입자 이탈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정부는 월 2만원대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까지 준비 중이다. 알뜰폰 업계의 반발이 심하지만, 정부는 착실히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되면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보편요금제 추진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올해 사업구상도 마치지 못한 업체가 대다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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