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김창근 회장 "朴, 최태원 회장 비인기종목 기여 설명에 무관심"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재단 설립 면담 당시 증언
"최태원 회장의 핸드볼·펜싱 기여 이야기에 별말 없어"
11일 구본무·김승연·허창수 '회장님들' 줄줄이 불출석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문제로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때 비인기 종목 지원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재단 설립이 공익 목적이었다는 박 전 대통령의 주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증인으로 나와 당시 관련 정황을 전했다.


  박승길 국선변호인은 김 회장에게 "2015년 7월24일 면담 당시 다른 총수는 박 전 대통령이 한류·케이(K)팝을 말했다고 하고 스포츠 분야는 제2의 김연아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맥락없이 불쑥 동참해달라고 하지는 않았을텐데 문화체육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말한 것을 기억나는대로 말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 회장은 "7월24일이 최태원 회장 사면복권 약 20일 전이었다. 그 생각이 간절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문화체육 진흥을 말했을 때 최 회장이 핸드볼협회장(이라는 게 생각났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핸드볼을 상전벽해로 바꿔놨고 최 회장 지시로 SK텔레콤이 펜싱팀 지원해서 런던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땄다는 등 우리가 얼마나 잘했는지 열심히 말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잘하고 계시는군요' 하고는 끝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대통령 취지가 뭔지는 잘 모르고 문화체육을 말하길래 '옳다구나' 하고 최태원 리더십 하에서 취약종목이었던 펜싱, 핸드볼을 저희가 주종목으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라며 "핀트가 어긋났는지, 말하는 것과 달랐는지 더 이상 말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7월24일과 25일에 이재용(수감 중) 삼성전자 부회장 등 7개 대기업 회장들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안가'에서 면담을 했다.

 

24일에는 김 회장 외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용환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만났다. 그리고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이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면담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 그룹들이 출연해 두 개(미르·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가 됐으니 전국경제인연합을 통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얘기가 됐다"고 했다는 검찰 조사 내용과 달리 "그냥 포괄적인 기업의 사회적 역할 중에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문화체육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로만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1일 증인으로 예정된 대기업 총수들은 줄줄이 나오지 못하겠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해왔다.


  허창수 SG그룹 회장은 지난 8일, 김승연 회장과 구본무 회장은 이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허 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출장, 김 회장 건강상 이유, 구 회장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미국 출장을 이유로 지난 3일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에 따라 11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는 하현회 LG그룹 부회장과 남찬우 문화체육관광부 평창올림픽 지원과장에 대한 증인신문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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