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기승에 올해 '사상 최대' 전망

국내 제조사 공기청정기 제품 내세워 시장 대응나서
" 향후 기업·관공서 대상 시장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수도권 일대에 연일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 청정기를 찾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시민들의 불편과 짜증 수위도 올라가고 있어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관련 업계에선 특수 기대감이 퍼져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60만대 이상이 늘어난 200만대 판매 돌파가 예상돼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일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극도에 달한 상태여서 구매자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김훈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 도곡지점장은 "원래는 공기가 그렇게 안 좋을 시점이 아닌데, 요즘 같은 경우에는 눈에 보일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하다보니 하루에 최소 5대 넘게 공기청정기가 판매될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청정에 대한 관심 자체가 많아진 것 같다. 에어컨 등 다른 가전을 찾는 고객도 공기청정 기능이 탑재된 제품군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전엔 공기청정기를 선택적으로 구매했다고 하면, 최근에는 필수가전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판매량 기준으로 지난 2016년 100만대에서 지난해 140만대 수준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최대인 200만대 돌파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도 시장 수요에 발맞춰 잇따라 다양한 형태의 공기청정기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대응을 하는 모습이다.


  특히 화면을 통해 공기 상태를 제시하고 정화가 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제품 등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삼성전자는 '블루스카이' 공기청정기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이 제품은 레이저광원으로 실내 공기를 정밀하게 측정하며, 상태를 4단계 색상으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아울러 극세필터와 탈취필터 등을 통한 '필터 세이브' 기능으로 기존보다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제품 등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해당 제품이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정화된 공기를 7.5m까지 내보낼 수 있는 성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자연가습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이는 공기청정과 가습이 가능한 복합제품으로, 출시 이후 꾸준하게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대유위니아 측은 설명했다.


  국내 한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기질 악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향후 소비자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관공서를 대상으로 한 시장 또한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에서 전국 초등학교 등에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공기청정기 설치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교육시설이나 취약시설의 공기청정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사와 협력해 공조 시스템 자체에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하면 현재 소비자 중심의 공기청정기 시장이 B2B 쪽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과 달리 시민 가운데서는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특히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공기청정기 대신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식으로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모(26·여)씨는 "자취방에서 혼자 사는 입장에서 공기청정기를 놔두기가 부담스럽다. 좋은 제품은 가격이 마냥 싼 편도 아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냥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경기 인천 사는 1인 가구 전모(30)씨는 "미세먼지가 심하기는 하지만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굳이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있으면 좋기는 하겠지만 집에 놓을 자리도 마땅치 않아 따로 사지는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이날 오후 5시부로 미세먼지(PM2.5)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수도권 비상저감조치는 도입 이후 지난해 12월30일, 지난 15일과 이날 등 모두 3회 발령됐다.


  비상저감조치는 미세먼지 농도가 ▲당일 16시간(오전 0시~오후 4시) 기준 '나쁨(50㎍/㎥) 이상'을 기록하고 ▲다음날(17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될 때 발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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