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김동연 장관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혁신이며 꼭 가야될 길"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성장률 3%',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2000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산업, 사람, 사회제도 등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혁신, 경제를 바꾸는 힘'이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혁신은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지만 꼭 가야 될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작년에 경제성장률 3.1%를 기록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숫자다. 3년 만에 3% 성장을 달성하면서 연속으로 3% 성장세를 이룰 수 있는 좋은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상반기에는 고용이 마이너스에 머물다가 하반기에는 증가율 기준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제조업에서도 7만명 정도 늘어나는 등 경기회복세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 산업 부분에서 -19만명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 김영란법 시행 등을 배경으로 꼽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2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1588년 영국과 스페인이 벌인 '칼레 해전'을 예로 들며 강대국의 공통적인 원인 2가지 중 하나로 '혁신'을 꼽았다. 당시 '무적함대'로 세계 최강국이었던 스페인에 승리한 이유 역시 혁신에서 기인됐다는 것이다.


  특히 대포에 쓰이던 청동을 값싼 주철로 바꾼 혁신이 주효했다. 청동은 녹이 쓸지 않고 재질과 신축성 등으로 대포에 사용하기 적합해지만 가격은 주철에 비해 4배가량 높았다.


  이에 영국 배 1척에 주철대포를 100문 넘게 실을 수 있었다. 또 상대편 배에 옮겨 타 백병전을 벌이는 것이 당시 전쟁 패턴이었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들이 다가오면 포를 쏘는 방식으로 스페인 군대를 상대했다.


  김 부총리는 "영국에서 청동이 나오거나 재정이 풍부했다면 주철대포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국가도 성공경험만 생각한다면 크게 성공하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TV프로그램에서 과거 200년간 강대국과 약소국을 비교했다. 보통 국력과 군사력이 10배는 차이나는 국가들이었다. 강대국이 지고 약소국이 이긴 전력은 29.5%에 불과했지만 약소국이 자신의 방법대로 전쟁에 임했을 때는 63.6%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육상 100m 결승에서 나온 '크라우치 스타트'를 예로 들었다. 토마스 버크라는 미국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웅크려 출발하는 '캥거루 출발법(크라우치 스타트)'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부총리는 "국가 경제도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기재부는 그림자 규제의 일괄 정비, 규제 샌드박스 4대 입법 추진 등 유연한 규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신속한 재정지원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또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 조성을 통한 신산업 생태계 구축과 연대보증제도 폐지, 실업급여 및 전직교육 등 사회안전망 마련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경제·사회 전 분야로 혁신이 확산될 수 있는 혁신 도미노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대·중소기업 간 협업 인프라 구축, 협업전문회사 제도 도입 등 기업 간 협력 조성, 관계부처 R&D(연구개발) 통합수행 확대 등 부처 간 칸막이 제거에도 나선다.


  김 부총리는 "2007년 한국은 글로벌 혁신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18위로 떨어졌고, 기업가 정신도 27위에 그치고 있다"며 "유니콘 기업(스타트업 중 10억 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지닌 기업)도 미국은 108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2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매년 750만명의 대학졸업생을 배출하는데 350만명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절반 이상이 공무원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는 결국 기성세대들의 잘못이자 우리의 시스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회보상 체계를 만들어놓고 자꾸 창업하라고 하면 하겠냐. 우리가 줬던 것이 그런게 아닌데 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변화를 줄 수 있지만 개편까지 하는 혁신까지 가기 위해선 사회보상체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안돼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규제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는 과거에 규제가 만들어지면서 이로 인해 혜택을 보는 기득권층도 함께 생겨났는데 규제를 철폐하면 보상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에 저항하는 측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풀이 출퇴근 시간 외에 금지된 것도 저항하는 기득권이 있기 때문이다. 택시 시장은 공급과잉 상황인데 카풀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런 것들을 30개 정도 뽑아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공론화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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