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스마트폰, 中선 마이너 인도에선 샤오미에 왕좌 뺏겨

작년 연간 실적은 3년만에 최고…심화되는 경쟁에 전망은 어두워
글로벌 1위 시장 中·2위로 부상한 인도서 반전 위한 전략 수정 시급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삼성전자가 작년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3년 만에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중국 시장에서는 마이너로 전락했고, 2위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는 샤오미에 왕좌를 뺏겨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IM(IT·모바일)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06조6700억원, 영업이익 11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25조4700억원, 영업익은 2조4200억원이었다.


  최근 4년간의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4년(매출 111조7600억원·영업익 14조5600억원) 이후 2015년(매출 103조5500억원·영업익 10조1400억원)과 2016년(100조3000억원·영업익 10조8100억원)에는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가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 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9%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특히 영업익은 '갤노트7 단종' 직격탄을 맞은 기간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판매량으로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휴대폰 8600만대, 태블릿PC 700만대 판매고를 달성했다. 2016년 4분기에는 휴대폰 9000만대, 태블릿PC 800만대를 팔아치웠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 삼성은 인도 시장에서 830만대를 출하하며 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샤오미가 820만대(점유율 27%)를 팔아치우며 1위로 올라섰고, 삼성은 6년 만에 분기별 왕좌에서 밀려났다.
 
  샤오미는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이미 2위에 오를 만큼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는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과 독특한 브랜드 마케팅으로 팬층을 확보하고 탄탄히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샤오미가 불과 3년 전 인도에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다. 2016년 4분기까지만 해도 샤오미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9%에 불과했다.


  연간으로 보면 삼성은 24%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직까지 인도서 팔리는 스마트폰 4개 중 1개는 삼성 제품이지만 삼성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 샤오미가 급격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인도 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진 가운데 고성장을 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을 둘러싼 시장 재편 등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을 제치고 2위로 부상한 인도 시장은 13억 인구를 지닌 만큼 규모 면에서도 중국과 견줄 만큼 매력적인 시장인데다, 아직까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6년 기준 39%였다.


  이에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과 함께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샤오미가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중저가 시장을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다면, 프리미엄 부문에서는 애플이 10주년 스마트폰인 아이폰X를 앞세워 점유율을 대폭 확대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6.9%를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38%를 차지했다. 삼성은 2016년 4분기에 애플에 1위를 뺏긴 뒤 2017년 1분기에 다시 왕좌를 되찾았지만 3분기에 애플과 원플러스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4분기에도 삼성의 순위는 3위였다.  
 
  중국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 톱10 모델에는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고, 4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1%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이 작년 4분기에 스마트폰 21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에는 3.1%, 2분기에는 2.7%, 3분기에는 2%를 기록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연간 중국 시장 점유율도 2.4%로 전년(4.9%) 대비 절반이 감소했다. 이에 2016년 점유율 순위는 7위였지만 작년에는 8위(1090만대)로 미끄러졌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했던 2013~2014년 20%대 점유율로 시장 1위를 꾸준히 지켰지만 2014년 3분기에 '대륙의 쌀' 샤오미에게 왕좌를 빼앗겼고, 2015년 4분기부터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에 밀려 중저가 부문에서는 중국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고, 프리미엄 부문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멈추고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4강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애플이나 삼성에 비해 저렴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다가 강력한 유통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자국 기업이라는 우월한 지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삼성은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의 기능 강화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또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된 기능을 중저가 제품에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인업 효율성, 생산성 등을 향상해 수익성 증가를 꾀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계속 성장하겠지만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재료비 부담이 늘어 경영 여건은 악화될 것"이라며 "생산성과 수익성을 향상에 주력해 실적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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