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돌아온 이재용, 대외신인도 회복 우선 나설 듯

글로벌 CEO 참석하는 평창 올림픽서 활동 본격화 가능성 제기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로 풀려나면서 삼성그룹의 경영정상화 속도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날 서울구치소를 나선 뒤 부친을 병문안하고 한남동 자택으로 귀가한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오전 자택을 나가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회사의 주요현안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 노출 등 외부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조만간 이 부회장이 당분간 현안 파악에 주력하면서 그동안 추락한 회사 신뢰도 제고에 나서는 한편 그룹 장악 강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6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대체로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적인 모습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경기 용인 기흥 등지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단에서도 이 부회장 석방에 따른 특별한 분위기 변화 없이 차분함 속에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석방 이튿날 사무실에 들러 그룹 경영 현안에 대한 보고를 들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는 이날 오전 서초사옥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수감 생활 동안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대내외 경영 환경과 업계 현황을 파악하면서 업무 일선 복귀준비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첫 공식 행보로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활동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꼽힌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파악하는 동시에 실추된 대내외 신인도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총수 가족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노력을 했음에도, 이 부회장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 주요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는 목소리가 있어 왔다.


  삼성전자는 공식 후원사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모바일 기기를 선수촌 등에 지원을 하거나 1000억원 규모의 금전적 지원을 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올림픽 개막식 등 주요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특히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전 세계의 주요 글로벌 기업 집행임원들이 대거 방문한다는 점에서 사업 상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여지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인텔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 주요 대표들이 행사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들은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 서비스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대표 이외에도 여러 정보기술 업계 임원급 관계자들이 방한해 행사장에서 산업 현황과 흐름, 전망 등에 관한 논의의 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에서 다양한 형태의 조치를 통해 대내외의 비우호적 정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시된다. 현재 일각에서는 항소심 재판부의 집행유예 판결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상당한 상황이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항소심 법원은 삼성그룹과 박근혜 정권의 정경유착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정면으로 부인한 채 각종 쟁점에 대해 재벌 편향적인 일방적인 법리를 전개했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도 "이번 항소심 판결은 오로지 이 부회장의 석방을 위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그에 따른 논리를 만들어낸, 사법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재벌 봐주기 판결"이라며 "국민의 상식을 뒤집은 이번 판결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번 판결은 그동안 반복돼 온 재벌 봐주기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가 되고 말았다"며 "이것은 재판부가 국정농단의 주역인 삼성의 범죄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준 참담한 결정"이라고 개탄했다.


  쇄신 방향은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강화하는 등 투명성을 강조하는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있다.

  그룹 차원을 총괄하는 조직을 재편하기보다는 의사결정에 대한 근거를 개별 기업 차원에서 만들어 놓는 식으로 경영 독립성을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 측이 계열사별 기업 활동에서 사회적 가치 비중을 종전 대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인식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사회에 대해 보답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삼성 측 관계자들은  "계속 긴장이 이어지던 조직이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곧 어떤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겠나" "앞으로 신뢰 회복을 위한 활동들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등의 관측을 내놨다.


  다만 삼성그룹 측이 혁신적인 쇄신 계획을 낸다고 하더라도 그 실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08년 비자금 관련해 구성된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이후 이건희(76) 회장 등 수뇌부의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 차명계좌 실명 전환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던 바 있다.


  이 회장은 2010년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며, 전략기획실은 미래전략실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아울러 최근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유지되고 있었으며 탈세 가능성도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경영 활동이 이뤄질지는 이 부회장만이 알지 않겠나"라면서도 "신인도가 상당히 흔들렸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뭔가 큰 틀에서의 변화에 가까운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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