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빚 내 주식투자' 사상 최대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개인들이 빚을 낸 주식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책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 빠를 것이라는 전망에 글로벌 증시 조정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개미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코스피 5조3264억원+코스닥 5조8659억원)은 지난 23일 현재 총 11조1923억원으로 전일보다 460억원 늘었다. 지난달 26일(11조648억원) 처음으로 11조원대를 넘어선 이후 이달 20일을 제외하고 줄곧 1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 투자금을 대출해주는 일종의 '주식담보대출'이다. 보통 증시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을수록 개인들이 빚을 내 하는 주식투자 규모가 늘어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추이를 보면 지난해 1~5월 7조원대에서 6~10월 8조원대, 11월 10조원대로 확대됐다. 이어 12월 9조원대로 감소했으나 다시 1월에 11조원대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장중 기준으로 코스피가 지난 1월 29일(2607.10) 사상 최고치를 찍고 코스닥이 1월 30일(932.01) 16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자 신용거래융자가 지난 1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증시 흐름이 받쳐주면 적게는 7%대에서 많게는 11%대에 이르는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지불하고도 투자자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증시는 2월 들어 조정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이 2∼3회에서 3∼4회로 옮겨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5회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2월 초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조만간 3%를 넘어서는 임계점에 들어가면서 증시는 조정을 겪었다. 당시 코스피는 2300선대, 코스닥은 820선대까지 밀렸다. 최근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코스피는 2450선대, 코스닥은 870선대에 그친 수준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최근에 고개를 들었지만 개인들의 증시 자금은 여전히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며 "셀트리온, 신라젠 등에서의 주식 투자 성공담,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낮은 예금금리 등으로 개인들은 주식 투자에 여전히 높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2016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큰 조정 없이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며 "증시가 살짝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해서 사람들의 증시 기대감이 바로 사라지는 않는데, 이에 따라 조정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에도 빚투자는 지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식 외상거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종우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작년처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식의 흐름보다는 2300~2600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또한 미국 증시가 약 10년 가까이 상승세를 띤 만큼 향후 조정이 불가피함에 따라 주식 외상거래의 높은 이자를 뛰어넘는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조건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인들이 빚을 내 매수하는 종목은 주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임에 따라 더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해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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