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전 세계에서 평화유지와 구호 활동을 벌이는 유엔(UN)의 주력차량이 된다. 

  현대·기아차와 코트라(KORTA)는 최근 UN 본부에서 시행한 기관용 차량입찰에 참여, 대규모 물량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차량 규모는 향후 5년간 최대 1000대 규모로, 수출액 기준 1200만 달러(약 128억원)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UN 낙찰은 2010년 420대 규모의 중형버스 납품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입찰을 통해 UN에 공급되는 차량은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프라이드, K3, 쏘렌토다. 이들 차량은 향후 UN의 마크를 달고 전 세계 UN 및 UN산하기관에서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CNN이나 BBC 등 전 세계 언론을 통해 현대·기아차 브랜드가 직접 노출돼 얻는 브랜드 홍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입찰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를 부품 공급사로 지정, UN 기관 차량의 유지보수 부품도 국내 기업이 공급하게 된 것도 쾌거다.

  이번 수주는 2010년 현대차의 UN 평화유지군용 미니버스 납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단·CUV에서도 UN이 한국 차의 경쟁력을 인정함으로써, 차량 전분야로 UN 조달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코트라와 현대·기아차는 이번 수주를 위해 유기적으로 협조했다.

  코트라는 UN의 구매·납품 행정조사, 주요 인사 면담주선, 세부 입찰정보 제공 등 입찰의 전반적인 과정을 지원하고, 현대·기아차는 품질, 사후관리 등 UN의 까다로운 요구조건에 기민하게 대응, 통합입찰 수주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두영 코트라 전략사업본부장은 "TV에서 UN 차량으로 토요타만 나오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이제 우리 자동차가 평화유지 및 구호 등 UN의 모든 활동을 위한 손발이 될 것이며, UN의 활동과 연계돼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통합입찰에 성공할 경우 이번처럼 장기적인 대량납품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UN 공개 경쟁 입찰에서 기존 공급자였던 도요타와 GM 등 유수의 경쟁사를 제치고 승용차 부분에서도 공급사로 선정된 것은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뜻 깊은 성과"라며 "UN 조달시장 진출성공을 토대로 전 세계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각국 조달시장 참여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벳 코우리 UN 조달관은 "유엔은 최상의 차량과 종합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기업과의 유익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기대한다"며 "오는 16일에 있을 'KOTRA-UN-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합동 회의에서 계약의 원활한 이행방안을 점검하고, 새로운 UN과의 협력모델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