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화상태' 접어든 스마트폰…소비자 '중고·저가폰'으로 시선 이동

기술 평준화로 중저가폰·리퍼폰으로도 대부분 기능 사용가능해
'프리미엄폰 VS 중저가폰' 가격 차이, 값어치 못한다는 인식 커져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 및 리퍼비시폰(리퍼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퍼비시 스마트폰(리퍼폰) 시장은 전년 대비 13% 성장하며 1억40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산맥인 북미와 중국은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뒷걸음쳤다. 북미 지역은 작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4% 감소했다. 연간 출하량이 줄어든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규모로는 전 세계 스마트폰의 3분의 1을 커버하는 중국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역성장(-4.1%)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체로는 1% 늘어났지만 작년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2015년에만 해도 10.4%였으며, 2012년에는 무려 47%에 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적 성장은 멈춘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요인은 기술의 평준화다.


  기술이 발달을 거듭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기능 대부분이 중저가폰이나 시기가 조금 지난 모델로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 고가폰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지문인식이나 방수·방진 기능, 높은 화소의 카메라 등은 중저가폰에도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의 시각에서는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의 스펙 격차가 가격의 차이만큼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이는 프리미엄폰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시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롱테일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기술적인 혁신을 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데다 높은 투자라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작년 하반기에 3D 얼굴인식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넣으면서 스마트폰 가격을 대폭 인상했지만 돌아온 것은 냉담한 소비자의 반응이었다. 여기에는 신기술로 인한 저조한 수율로 대기시간이 길어진 것도 한몫했다.


  일찌감치 롱테일 전략을 펼치고 있는 애플은 신규 아이폰 출시 다음해에 비슷한 디자인에 기능을 개선한 S시리즈를 내놓고 있고, LG전자도 이번 상반기에 작년에 내놨던 스마트폰 V30 플랫폼에 AI(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선보였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새로운 모델의 혁신이 둔화됨에 따라 2년 전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대부분의 최신 중가 스마트폰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사용됐던 스마트폰을 수거, 수리하거나 재생해 다시 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인 리퍼폰이 또 다른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팔린 리퍼폰은 1억400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0년까지 리퍼폰 시장 규모가 2억20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고가의 프리미엄폰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층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퍼폰의 급격한 성장은 올해 신규 기기 시장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퍼폰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및 인도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리퍼폰 시장은 사용자 뿐만 아니라 업계 관련자들 모두에게 모바일 기기의 수명을 최대화 할 수 있는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수익률 면에서도 중고 기기의 수익률이 신규 기기를 앞지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시장 침체기에 이를 회수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제조사들 역시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피처폰 이후 대세로 자리잡은 스마트폰이 또 다른 패러다임을 앞두고 정체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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