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순익 30% 감소

비씨카드 제외 7개 카드사 순익 모두 감소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지난해 국내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소상공인 대책으로 올해 7월 수수료 추가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17년 카드사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1조8132억원) 대비 32.3%(5864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3년(1조7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드사 순이익은 2014년 2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 2조원, 2016년 1조8000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카드사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정부가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2% 수준)보다 낮은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 가맹점 범위를 크게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0.8%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 가맹점을 연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 1.3%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중소 가맹점은 연 매출액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고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등에 따른 대손비용이 증가한 것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별로 보면 비씨카드(1441억원)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신한(4227억원), 국민(1626억원), 우리(403억원) 등이 40% 넘게 감소했고 삼성(3161억원), 현대(1538억원) 등도 각각 2.5%, 10.8% 줄었다. 롯데(-128억원)는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올해 7월 카드 수수료 원가 항목 중 하나인 밴(VAN) 수수료의 부과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는 것이다.


기존 결제건별로 동일 금액을 부과하는 방식(정액제)에서 소액결제일수록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정률제)으로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제도 개선 시 소액결제 업종 약 10만개 가맹점에 평균 0.3%포인트(약 200~300만원)의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지난해말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9946만매로 전년말(9564만매)보다 4.0%(382만매) 증가했다. 체크카드는 1억 1035만매로 전년말(1억848만매) 대비 1.7%(187만매) 늘었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카드대출 이용액은 98조4000억원으로 전년(97조90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금감원은 "'제살깎기식’ 경쟁을 통한 과도한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고, 부수업무 활성화 등으로 카드사의 수익원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카드사의 영업관행 개선 과제도 차질없이 추진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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